친박·비박 막장 대혈투…새누리당 분당 빨라진다(종합)

김성곤 기자I 2016.11.14 15:44:02

친박·비박 14일 따로 회의 갖고 위기 수습책 논의
친박, 현 지도부 사수와 조기 전대 주장
비박, 이정현 사퇴 촉구하고 별도 지도부 구성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이 대표의 사퇴 촉구 단식 농성을 벌이는 김상민 전 의원(오른쪽에서 세 번째),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오른쪽)을 포함한 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새누리당이 방향타를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100만 촛불민심의 외침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이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서도 친박·비박의 막장 대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 집권여당의 책임도 내팽개치고 양대 계파가 ‘마이웨이’만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어려움은 앞으로도 위기 수습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 과거 차떼기당과 탄핵역풍이라는 극한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새누리당이 당 간판을 접어야 할 처지다. 97년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탄생한 이래 20년 역사가 사실상 저물어가고 있는 것. 우려했던 분당은 필연의 수순으로 가고 있다.

◇정신못차린 與, 최악 위기상황에도 친박·비박 따로 회의

새누리당의 분열상은 14일 오전 회의에서 드러났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따로 회의를 열고 100% ‘한지붕 두가족’의 모습을 연출한 것. 이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의 사퇴에 따라 친박계 일색의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사수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논의했다. 반면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해온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질서있는 국정수습을 위한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었고 비박계는 별도 지도부를 구성했다.

이 대표는 비박계가 요구한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공언했다.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 오는 12월 20일 사퇴를 공언했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은 수많은 당원이 피땀 흘려 만든 당이다. ‘해체한다, 탈당한다, 당을 없앤다’는 말은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이다. 조기 전대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대혁신을 통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당 사무처에서 오늘부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차질 없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박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현 지도부가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경원·정병욱 의원 등이 주도한 비상시국회의는 친박계의 조기 전대안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지도부는 ‘28만 당원 투표’ 운운할 게 아니라 100만 촛불민심을 살필 때”라면서 “비상시국회의는 이 국정혼란을 수습하고 새누리당의 반성과 해체를 위한 수순을 밟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 회의에 불참하면서 이 대표 사퇴에 가세한 정 원내대표는 “국회는 예측 가능한 정치일정과 위기수습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거국내국 구성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분당 또는 당해체 수순…내년 1월 반기문 귀국 변수

친박·비박이 갈등을 봉합하고 위기 상황에서 한목소리를 낼 지는 불투명하다. 일단 야당은 이정현 대표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새누리당의 현 지도부는 사실상 식물 지도부가 되는 것. 게다가 시도지사와 4선 이상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는 현 지도부를 대체할 별도 지도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의 당에 두 개의 지도부가 들어선 것이다 .

새누리당의 선택지는 분당 또는 당 해체 수순 말고는 답이 없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 정국 해법을 둘러싼 양대 계파의 정반대 인식은 대선 정국과 맞물리면서 딴살림을 차릴 가능성이 커졌다. 최악의 경우 보수 혁신을 목표로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경우 새누리당이 공중분해의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내년 1월 중순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반 총장 역시 새누리당보다는 제3지대를 선택하거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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