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경계영 기자] 정부는 가계부채 급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택 공급물량을 조절하고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정작 대출 자체를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은 담기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더불어 주택 공급이 축소되면 가격이 올라 대출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25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합동으로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핵심은 주택시장의 공급 물량을 규제해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늦추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지난해 6.9㎢·12만8000호에서 올해는 4.0㎢·7만5000호로 축소하고, 내년에 추가 감축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공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보증 신청 시기를 사업계획 승인 이후로 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집단대출 수요 관리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주택금융공사와 HUG의 중도금 보증을 각각 2건씩, 1인당 총 4건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총합 2건으로 제한키로 했다. 집단대출 보증율도 보증기관 100% 보증에서 90% 부분 보증으로 축소해 은행의 책임성을 높였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주택공급 관리’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써왔던 금융대책 만으로는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257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4조2000억원 늘어난 사상 최고치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는 가계부채 증가를 가져온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해법은 빠졌다.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제외 방침을 계속 유지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분양권 전매 제한에 대한 내용도 담기지 않았고,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환원도 없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경기를 건드리기는 곤란하고, 그렇다고 가계부채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존 가계부채가 위험해지지 않도록 주택 공급을 줄여서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것인데, 가격을 유지시킨다는 것은 결국 주택 구매심리를 꺾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가계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