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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 이후 자동차 업계 전반에 디젤차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 원인은 폭스바겐에 있는 것일 뿐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후 디젤차 전망’ 보고서를 통해 문제는 디젤차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현재 기술 범주 안에서 대안이 이미 마련돼 디젤차 시장은 회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시장 회복 이유에 대해 △사태 핵심은 폭스바겐의 배기인증시험 조작인 점 △원가 대비 탁월한 연비·토크 성능 △디젤 산업 대체의 기회비용이 큰 점 △디젤 범주 내 이미 대안 기술을 갖춘 점 등을 꼽았다.
폭스바겐 사태란 지난달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폭스바겐에 대해 배기가스 검사 때만 유해 배기가스 배출 저감 시스템을 최상으로 가동하고 평상시는 소극적으로 가동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며 4기통 2.0 TDI 디젤 엔진이 탑재된 차량 48만2000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후 마틴 빈터콘 최고경영자(CEO)가 사퇴하고 1100만대 규모 리콜이 예상되는 등 사태가 확산됐다. 스캔들 후 19일 현재 폭스바겐 주가는 약 26%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30조원 가량 빠졌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질소산화물(NOx) 규제가 매우 엄격했지만 폭스바겐은 클린 디젤을 구현했다면서 제타·골프 같은 중소형 디젤 승용차로 공략했다”며 “다른 메이커보다 우수한 배기저감 기술이 결국 거짓으로 판명됐고 디젤 기술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은 땅에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글로벌 디젤차 시장은 단기 침체가 예상된다. 그는 “클린 디젤 신뢰도 하락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향후 엄격해질 배기가스 규제 기준 통과를 위한 비용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디젤차 업체들이 충분한 대안을 갖고 있고 토크 성능이 우수하며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디젤차의 장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솔린터보차저·하이브리드차(HEV)·전기차(EV) 등이 디젤 승용차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기회비용까지 고려할 때 자동차 산업 흐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결국 배기가스 과다 누출에 대한 대안은 디젤 기술의 범주 안에서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류 연구원은 “첫 대안은 배기 후처리 장치를 강화해 유해 물질의 배출을 줄이는 것이고 둘째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구현한 48V 디젤 시스템”이라며 “현대차(005380)는 48V 디젤 수퍼차저를 적용한 투싼ix를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 선뵀고 기아차(000270)는 지난해 파리모터쇼에 K5를 선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되는 폭스바겐그룹도 이미 개발을 완료한 차종이 있어 48V 디젤 수퍼차저 양산에는 시간·기술적으로 큰 제약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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