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 변화와 K배터리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경쟁국 정책지원 사례를 바탕으로 세액공제 직접환급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정책 설계시 고려사항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개회사에서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기업들은 적자 누적, 세액공제 실효성 부족, 제도적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 여력을 점점 잃고 있다”며 “국가전략기술에 대해 직접환급이나 제3자 양도제도가 도입된다면, 기업이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하고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LG경영연구원 김세호 수석연구위원은 기술 리더십으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온 K배터리 산업이 중국의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경쟁 심화로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 ‘NEV 보조금’, ‘산업제한 및 우대 목록’ 등으로 한국의 수십 배에 달하는 정부보조금 지급을 통해 자국 기업이 원자재를 저가로 수급하고, 대량설비를 구축하도록 지원해 공급망 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전기 배터리 분야 과학논문 발표 건수 및 품질에서도 선두를 달리는 등 기술혁신 리더십도 놓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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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율촌의 안정혜 변호사는 국가 간 배터리 생산시설 및 공급망 내재화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기업에는 큰 초기 투자 비용과 높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 인건비·전력비·토지환경 규제 비용 등의 간접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직접환급형 세액공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안 변호사는 “미국·캐나다·EU·중국 등 다수 국가가 유사 제도를 이미 운용 중”이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대규모감세법안(OBBBA)으로 이어진 45X 생산세액공제에 따라 배터리 제조업체가 생산 및 판매 실적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공제액이 세금액을 초과할 경우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공제 크레딧을 제3자에게 양도 가능하게 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직접환급형 세액공제는 단순보조금보다 훨씬 효과적인 제도로 기업은 투자 계획 수립 시 명확한 투자자본수익률(ROI) 계산을 통해 장기계약에 기반한 투자유치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기획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안 변호사는 “정부도 기업의 생산·투자 등 일정 조건 충족 시에만 환급하면 되기 때문에 단순보조금보다 높은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실적 발생 이후 환급되므로 선지급 형태인 보조금보다 재정 부담 예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배터리 제조사들은 국내 기업들이 적자 누적 등으로 인해 세액공제 혜택조차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호소했다. 이에 직접환급형 세액공제나 3자 양도, 크레딧(Credit) 활용 등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기업이 국내 재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도 조속한 제도 마련을 요청했다. 노명호 삼성SDI(006400) 그룹장은 “중국 배터리 산업 이렇게 클 수 있었던 것은 큰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모든 밸류체인을 내부에서 조달했기 때문”이라면서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더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김우섭 전무도 “대통령도 직접 K배터리로 경제를 다시 충전하겠다고 강하게 의지를 표명했다”며 “이 지원은 대기업만이 아닌 배터리 밸류체인 전체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배터리 산업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이 수혜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SK온 팀장 역시 “투자세액 공제의 직접 환급 어젠다를 2023년에 제시했는데, 2년이 지났다”며 “그 사이에 배터리 업계 글로벌 점유율과 순위는 바뀌었다”고 호소했다.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중국 업체들은 2년 사이에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데 반해 한국 정책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