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담뱃갑 경고그림 변경…효과 "글쎄"

노희준 기자I 2024.12.19 14:09:11

2년 주기에 따라 담뱃갑 경고그림 및 문구 변경
폐암→ 폐암으로 가는 길로 문구도 바뀌어
전문가 "경고그림 크기 키우고 표준담뱃갑 도입해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오는 23일부터 안질환과 말초혈관 질환을 경고하는 사진이 추가되는 등 담뱃갑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가 2년 주기를 맞아 바뀐다. 전문가들은 담뱃갑 그림만 바꾸는 정책은 효과를 상실했다며 크기를 키우거나 선진국처럼 ‘무광고표준담뱃갑’(Plain packaging)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료=복지부)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담뱃갑 건강경고 표기는 흡연의 건강상 폐해를 그림이나 문구로 담뱃갑에 기재해 흡연자 금연 유도와 비흡연자 흡연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2016년 12월 23일부터 시행됐다. 해외는 2001년 캐나다에서 처음 도입돼 2023년 기준 138개국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복지부는 2년마다 경고 그림과 문구를 바꿔 고시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6월 관련 고시를 개정했고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둬 오는 23일부터 새로운 내용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일정 기간마다 그림 등을 바꾸는 것은 문구에 대한 익숙함을 막고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차원이다.

이번 고시 개정에 따라 궐련의 경우 경고그림 10종에서 2종이 교체됐다. 병변 2종(안질환·말초혈관질환)은 도입됐고 비병변 2종(임산부흡연·조기사망)은 삭제됐다. 이에 따라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병변 주제 관련 그림 비중이 기존 5대5에서 7대3으로 높아졌다. 경고문구도 기존 ‘폐암’에서 ‘폐암으로 가는 길’ 등으로 단어형에서 문장형 표기로 수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흡연이 심각한 눈 질환과 영구적 시력 상실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상실 주요 원인으로 흡연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흡연은 말초혈관질환의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도 꼽힌다. 말초혈관 질환의 절반, 이와 관련한 사망 사례의 4분의 1이 각각 담배 사용에서 기인한다는 연구 결과도 해외에서 발표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갑에 표기하는 건강경고 그림과 문구 교체는 익숙함을 방지하면서도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23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담뱃갑 건강경고 메시지를 통해 사회 전반에 모든 담배는 건강에 해롭고 금연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뱃값 경고 그림은 원래 흡연자보다는 비흡연자인 청소년 등의 흡연 예방 효과를 노린 것으로 이 정책이 계속되면 청소년 흡연율이 줄어 전체 흡연율이 줄 수 있다”면서도 “지난 10년간 면적 확대는 없이 그림만 바뀌어 별로 의미가 없다. 크기를 키우고 무광고표준담뱃갑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담뱃갑은 전체 면적의 30%만이 경고그림이라 경고그림 기준으로 전세계 140개국 중 100등 밖에 있다는 지적이다. 무광고표준담뱃갑은 정부가 정해준 색깔, 그림, 문구, 폰트, 폰트사이즈에 따라 만든 담뱃갑이다. 호주와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25개국이 이를 도입하고 러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등 14개국이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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