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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석학 "미중 갈등, 美불안감 탓…대만 문제 개입 말아야"

김윤지 기자I 2024.07.08 18:05:24

美경제 석학, SCMP와 인터뷰서 밝혀
"美대선, 누가 당선되도 관계 개선 어려워"
''패권국''이란 환상 못 벗어나 지적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세계적 경제 석학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이 세계 경제를 분열시키고 전쟁을 유발시킨다고 주장했다.

미국 성조기와 중국의 오성홍기.(사진=AFP)
삭스 교수는 8일 공개된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의 원인은 세계적으로 힘이 약화되고 있다는 미국의 불안감에서 비롯됐다”면서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종종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부터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을 배제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의 대중 수출 금지, 중국의 미국·유럽 수출에 대한 무역 장벽 강화, 남중국해 군사화,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외교안보 협의체)와 같은 새로운 군사 동맹, 일대일로 등 중국의 계획에 대한 반대 등을 언급한 삭스 교수는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기는커녕 긴장을 고조시키고 경제적 복지와 세계 경제의 효율성을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양광, 풍력, 모듈식 원자로, 배터리, 전기차 등 분야에서 중국이 글로벌 기술의 최첨단에 있는 만큼 중국 경제를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삭스 교수는 세계적인 인구 추세 등으로 볼 때 21세기에는 어떤 나라도 패권국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중국은 소득 수준을 계속 높여가겠지만 인구 감소로 인해 세계 생산 비중은 제한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미중 관계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전반적인 외교 정책을 주도하는 안보 기관, 이른바 ‘딥 스테이트’가 중국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국의 ‘패권’이란 환상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음모론이 아니라 미국이란 조직에 대한 사실”이라면서 “미국의 안보 정책에 공공 여론의 역할을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미국의 양안 문제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미국의 개입이 없다면 양측은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미국 언론에서 중국과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나는 것은 끔찍할 정도로 무책임하고 무지하며 위험하다”면서 “전쟁을 가볍게 다루는 것은 신중함과 판단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삭스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또한 외교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외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시경제와 빈곤, 재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그는 ‘빈곤의 종말’ ‘공동의 부’ 등을 집필했다. 20년간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로 재직했고,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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