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9160원 동결을 주장하는 경영계는 경제위기에서 근로자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더 크다며 양보 없는 대립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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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지난 6차 전원회의에서 제출한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을 두고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했다. 사용자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와 같은 9160원 ‘동결’을 요구한 반면, 근로자위원은 올해보다 18.9% 인상한 1만 890원을 요구했다.
노사는 회의 시작부터 인상률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고물가시기 최소한의 물가도 반영하지 않은 사용자위원의 동결안은 저임금노동자를 무시한 처사”라며 “지금의 고물가, 고금리, 고 환율의 3고 시대에서 가계의 소득을 올려 소비를 올리고, 이를 통해 기업의 투자와 생산을 확대해 다시금 경제를 끌어올리는 것이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상생의 경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가 높은 물가 상승을 많이 얘기하는데, 올해의 고물가를 감안해도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물가상승률의 4배가 넘는다”며 “더욱이 5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9.7%를 기록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5.4%보다 월등히 높아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오히려 자영업자 같은 사업을 영위하시는 분들이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노사는 각각의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 기준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올라가고, 저임금노동자의 고통은 가중되는데, 법적 근거도 없는 지불능력을 이유로 또다시 동결을 주장하는 경영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저임금인상으로 고용이 줄었다는 연구결과보다 오히려 고용이 늘어나고 소득격차가 해소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위원인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위원회 역할은 취약한 상황에 놓인 근로자와 사용자들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결정하는 것”이라며 “생계비 지원이나 근로장려세제 도입 등은 정부 정책지원이나 국회 입법 행위 등으로 적극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최저임금의 법정 심의 기한은 오는 29일까지로 단 하루를 남겨놓고 있다. 다만 최근 10년을 보면 심의 기한은 2014년을 제외하고는 지켜진 적이 없었다. 대체로 7월 중순쯤 결정돼 왔으나, 올해는 노사 대립 구도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을 중심으로 심의 기한 준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심의 기한을 지키기 위해 졸속으로 심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기한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법이 정한 기한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터무니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심의라면 올해도 역시 법정기한을 넘겨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