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젝트는 표면상 도심 내 가로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초대형 개발사업과 연계, 도심지형을 재편하는 구체적인 밑그림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용산 지역에서 진행되는 철도정비창 개발, 국가공원 조성 등 용산 마스터플랜을 비롯해 오세훈표 한강르네상스 시즌2와 연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다는 게 서울시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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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국가상징거리 조성사업 계획 관련 용역 추진을 위한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고, 8월 중 최종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용역 기간은 최대 12개월. 시는 다음 달 최종 용역업체를 선정한 이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기본 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가상징거리는 앞서 올 5월 정식 개통한 세종대로 사람숲길과 연계해 광화문~한강 구간으로 이어지는 7km 구간을 서울의 상징거리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새롭게 변하는 광화문 광장 및 주변부와 연계한 가로 중심의 도시활성화는 물론 주변 부지 및 건물과 조화된 도로 조성 등 보행거리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위해 시는 올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서 ‘국가상징거리 조성계획 수립’을 명목으로 용역비 5억원을 편성,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이번에 국가상징거리가 조성되면 광화문은 물론 서울역~남영~용산으로 이어지는 도심 지형도가 크게 재편될 예정이다. 먼저 현재 광화문 광장 동측에 위치한 주한미국대사관이 새롭게 조성될 용산공원 북측으로 이전한다. 1968년 현 광화문 부지에 자리를 잡은 지 53년 만이다. 앞서 지난달 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용산구 용산동1가 일대로 주한미국대사관을 옮기는 내용을 담은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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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용산 국가공원 개발의 시작은 미 대사관의 이전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국가상징거리도 새로 조성될 미 대사관을 거쳐 한강까지 연결하는 거리인 만큼 이를 감안해 녹지축으로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강르네상스 시즌2 추진시 한강길 연계한 녹색보행길
국가상징거리는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에 건설할 예정인 국제업무단지 조성, 서울역~용산역 지하화 등 굵직한 사업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상업, 교통, 문화중심지역을 관통하는 가로(街路)인 만큼 주변 개발 계획과 연계돼 가로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용산구는 서울역~용산역~노량진역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과 관련한 용역을 진행, 국토교통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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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이후 한강르네상스 시즌2 공약을 이행할 경우 한강에서 용산공원을 통해 광화문까지 연결될 수 있는 녹색 보행길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인천에서 시작하는)경인아라뱃길을 여의도나 용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을 만들면 관광객 수송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관광·무역 등 사업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한강르네상스 시즌2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 효과를 한강까지 연계한 국가상징거리 조성은 면 단위 계획이라기 보다는 선형 계획이라 아직 주변과 연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지 못했다”며 “다만 주변 개발 계획과 무관하게 진행할 수 없는 만큼 단계별로 조화롭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