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진중공업에 대한 매도자 실사를 진행 중인 산업은행은 이달 말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를 포함한 2~3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은 태핑 과정에서 복수의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은 앞서 올 4월 채권단 보유 한진중공업 출자전환 지분 83.45%에 대한 매각을 추진키로 결의했었다.
인수의향자가 존재하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선조선도 이달 15일 전후로 본입찰 공고를 내고 2~3주간 추가 원매자를 물색할 예정이다. 스토킹호스는 수의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계약 당시 인수대금을 최저입찰가로 정해놓고 공개매각을 한 차례 치르는 인수·합병(M&A) 기법이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현장실사를 마친 예비적 우선매수권자인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FF) 운용사와 막판 가격 등을 포함한 제반사항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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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두 조선사가 보유한 토지 등 자산가치 상승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꼽고 있다. 여기에 두 조선사 모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만큼 향후 경영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우선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은 부산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 중인 ‘북항 통합개발 연계 원도심 재창조 계획(북항프로젝트 개발 계획)’과 인접한 영도에 위치해 있어 향후 지대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북항프로젝트 개발 계획이 아직은 수립 단계라는 점에서 당장 인수 후 부지 전체를 매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추후 토지개발을 위해선 용도변경이 불가피한데,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채권단도 향후 일정기간 조선업 영위를 목적으로 하는 원매자를 우선 인수후보로 낙점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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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진중공업의 사업비중은 지난해말 기준 조선부문은 13%에 불과한 반면 건설부문은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시공능력 45위인 한진중공업은 ‘해모로’라는 주택브랜드로 주택뿐 아니라 공항시설, 철도, 도로 및 발전시설 공사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조선부문에서는 해군 고속상륙정의 단독 방산업체로 지정돼 있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올해 수주물량은 한건도 없는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5.8% 증가한 335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71억원을 올려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5%(5.1%)대를 기록하며 향후 수익성도 기대할 만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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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매각을 추진해온 대선조선 역시 경영상태가 개선되고 있다. 2018년 42억원, 2019년 1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16억원을 올렸다.
1000~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척)급 소형 컨테이너선이 주력 선종인 대선조선은 현재 1, 3공장으로 이원화된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업계는 1공장의 경우 수리조선업 등을 영위하거나 부지 일부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생산체계를 3공장으로 일원화해 비용절감 등 경영효율화를 꾀할수 있는 구조다. 업계는 선종 다변화를 통해 신규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인수후보 역시 당분간 조선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선조선의 수주잔량은 작년 말 기준 컨테이너선 4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탱커) 4척, 여객선 3척, LPG선 1척 등 총 15척이다.
한편 채권단은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의 매각가로 각각 4000억~5000억 원, 2000억~3000억 원 정도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중소형 조선사인 성동조선이 큐리어스파트너스-LK투자파트너스-HSG중공업 컨소시엄에 2000억원 수준에 매각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