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 최고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 등 홍콩 부자들을 만난다.
중국 주석이 홍콩 재계 인사들을 만나는 것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혼란스러웠던 2003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홍콩 부호들을 단체 면담한 이후 11년 만이다.
시 주석은 오는 22일 홍콩 행정장관 출신인 둥젠화(董建華)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홍콩 재계와 직능단체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만남은 중국 당국이 홍콩의 첫 직선제인 행정장관 입후보자를 친(親)중국 성향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후 홍콩 시민단체와 야권의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40여 명으로 이뤄지는 방문단에는 리 회장을 비롯해 리쇼키(李兆基) 헨더슨(恒基兆業) 부동산그룹 회장, 헨리 청 카-순(鄭家純) 뉴월드(新世界)개발 회장, 로버트 쿡(郭鶴年) 케리(嘉里)그룹 회장 등 홍콩의 대표적 부호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21일부터 23일까지 이뤄지는 홍콩 인사들의 중국 방문단에는 홍콩 신민당과 노조조합연맹(工聯會) 친중파(建制派) 인사들도 함께한다.
황궈젠(黃國健) 입법회(홍콩 국회 격)의원은 이번 계획에 대해 “선거 관련 제도 발표 후 일어난 홍콩 사회 혼란을 잠재우고 앞으로 발생할 갈등이나 문제를 미리 대비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중국 국회격)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31일 1200명 규모의 행정장관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 위원회 위원 과반 지지를 얻은 사람에게만 입후보 자격을 부여하고 후보도 2~3명으로 제한하는 ‘홍콩 특별행정구 보통선거 문제 및 2016년 입법회 구성방법에 관한 결정’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홍콩 시민단체와 야권 등에서는 ‘반쪽짜리 직선제’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