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테슬라가 개최한 ‘배터리데이’ 이후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꺼낸 한 마디다. 선 교수는 테슬라가 이날 공개한 배터리 원가 절감 계획 등에 대해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주행거리가 짧고, 가격도 비싸서 잘 팔리지 않았는데, 전기차 원가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절반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건 매우 핵심적인 이야기”라며 “테슬라는 기존 배터리 업계에서 거론되던 기술들을 극대화시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이날 향후 3년간 배터리 원가를 56% 낮추고 오는 2022년까지 100GWh, 2030년까지 3TWh 규모의 자체 생산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배터리 원가를 위해 셀 디자인 개선은 물론, 실리콘 음극재 사용, 배터리 공정 통합 등을 추진하고,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외형과 에너지 밀도를 키운 ‘4680’ 배터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선 교수는 “이날 테슬라가 내세운 기술들은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모두 채용 및 개발하고 있는 기술인만큼 우리에게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테슬라가 3TWh까지 설비를 짓겠다고 했는데 배터리는 돈만 넣는다고 되는 분야가 아닌 만큼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선 교수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한·중·일 등 아시아 지역이다. 이미 많은 곳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짓고 있고 그간 쌓여온 노하우도 많기 때문이다. 유럽 등은 최근에서야 배터리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선 교수는 현재 K-배터리가 시장 우위에 있더라도 테슬라처럼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고 있는만큼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해외에서도 돈과 시간을 꾸준히 투자하면 K-배터리를 따라오게 될 것인만큼 우리가 지속적으로 우위에 있으려면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특히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 산업을 강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소재 기술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는 기술장벽이 높은 분야”라며 “우리도 소재 강국 일본처럼 다른 나라가 따라하기 힘든 K-배터리 고유의 소재를 만들어 특허 출원하는 초격차 전략을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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