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이 위축될 때 삼성전자는 원활하게 공급망을 유지했다.
1월 20일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자 바로 전략팀을 구성, 초기 대응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전략팀은 회사 내 2차 감염을 방지하는 데 집중했다. 김석기 삼성전자 코로나19 대응 전략팀장은 “가장 큰 걱정은 2차 감염 발생이었다”며 “회사 내 감염이 일어났다면 큰 문제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직원 개인에게 안전장비를 지급했으며, 엔지니어팀을 공급업체 공장으로 파견해 생산을 늘릴 방법을 찾았다. 김 전략팀장은 “개인 안전장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물량이 부족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스·메르스 당시 경험을 토대로 회사 입구에 온도계와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해 체온을 확인했다. 개인위생 및 격리 조치에 대한 지침도 발행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 지난 2월 말 대구에서 31번 환자가 발생, 인근 구미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직원을 비롯해 11명이 감염된 것이다. 이에 삼성 또한 공급망 운영에 위기를 맞을 뻔했지만 바로 공장 방역 및 폐쇄 조치를 전격적으로 시행했다.
직원 개인이 회사 외부에서 감염될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 내부 보안 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했다. 삼성은 의료 기록, 휴대폰 위치 데이터, 신용카드 거래 내역 및 CCTV 영상을 결합한 공식 추적 시스템을 통해 기본적으로 직원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
해외 공장 위치를 다변화하고 운송·유통망을 개선한 점도 FT는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엔 중국의 부품을 베트남으로 운송할 때 우회 비행로를 활용하고,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외국 대사관에서 특별 여행 면제혜택을 받는 등의 조치가 포함된다.
산 예브라나 CLSA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중국 공장을 수년에 걸쳐 타국으로 전환했으며, 고도로 자동화된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이는 수익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FT는 맥킨지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공급망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재구성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삼성 경영진은 여러 공장 사이트를 보유한 유연성 덕분에 계속해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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