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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올들어 6번째 테러…관광대국에서 위험국으로

권소현 기자I 2016.06.29 16:13:57

이슬람국가(IS) 인접국·쿠르드반군과 분쟁
관광지·관공서 대상 잇단 테러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 들어 터키에서 발생한 테러가 벌써 6번이다. 터키 수도인 앙카라와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에서 차량 폭탄 테러, 자살 폭탄 테러가 잇달아 일어났다. 이번엔 유럽에서 세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이 타깃이 됐다.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이 번갈아가며 테러를 자행하면서 한때 관광대국이었던 터키는 테러위험이 늘 도사리는 국가가 됐다.

28일(현지시간) 밤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3명의 테러범이 자살 폭탄을 터트리는 테러를 감행했다. 이들은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후 소지하고 있던 폭탄을 터트렸다.

비날리 일디림 터키 총리는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36명이 목숨을 잃었고 상당수가 부상을 당했다”며 “부상자 중 일부는 중태”라고 말했다.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가 아직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일디림 총리는 배후로 IS를 지목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오가는 공항을 테러장소로 택한 데다 지난 3월 브뤼셀 공항에서 일어났던 IS의 폭탄 테러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점에서다. 당시 16명이 사망했다.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은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공항이다. 터키의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거점 공항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6100만명 이상이 이용했다. 테러 효과를 극대화하기에는 적합한 장소였던 것이다.

터키에서는 올 들어서만 6건의 대형 테러가 발생했다. 올해 1월12일 이스탄불 유명 관광지인 블루모스크 근처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를 시작으로 이번 공항 테러까지 포함해 이스탄불에서 총 4건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앙카라에서는 관공서나 경찰차를 겨냥해 2건의 차량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이처럼 터키가 테러범들의 활동 무대가 된 것은 정치적, 지리적 상황 때문이다. 우선 전 세계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IS가 본거지로 삼고 있는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유럽으로 가기 위해 국경을 넘어 터키로 들어온 난민 중 IS 대원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터키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주도의 IS 격퇴에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IS의 타깃이 됐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터키 내에서 쿠르드인의 자치권을 요구하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과의 갈등이 깊다. 2013년 초 휴전협정을 맺었지만 2015년 7월 말부터 다시 분쟁이 시작됐다. 이후 쿠르드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앙카라에서 발생한 두건의 테러와 작년 12월23일 이스탄불 제2위 공항인 사비하 괵첸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모두 쿠르드 반군 소행으로 드러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간 대통령은 “이번 테러는 무장단체를 상대로 전 세계가 싸우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신성한 라마단 기간에 일어난 만큼 테러리즘은 신앙이나 믿음과는 상관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타튀르크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는 전 세계 어느 도시, 어느 공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모든 국가가 테러리즘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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