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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내조의 여왕' 낸시 레이건, 불꽃 같은 삶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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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16.03.07 16:51:37

돌싱 도널드 레이건과 결혼해 훌륭한 조력자 역할
패셔너블한 주장 강한 영부인…한시대를 풍미한 아이콘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부인인 낸시 레이건 여사가 9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영부인으로 꼽혔던 낸시 여사는 그녀를 ‘마미’(Mommy)라고 불렀던 남편 ‘로니’(Ronnie) 옆에 영원히 잠들게 됐다.

레이건 기념 도서관은 6일(현지시간) 낸시 레이건 여사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낸시 여사는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에 있는 남편의 묘소 옆에 안장될 예정이다.

1921년 뉴욕에서 태어난 낸시 여사는 어머니의 이혼에 이은 재혼으로 새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시카고의 부유한 의사였던 양아버지 덕분에 부족함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고, 매사추세츠주 뉴 햄프턴에 있는 스미스 대학을 졸업했다. 한때 여배우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할리우드 배우의 길로 들어섰고 그리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촉망받는 배우로 1940년~50년대를 보냈다.

그러다 운명 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바로 당시 영화배우협회장이었던 배우 레이건 전 대통령을 만난 것. 한눈에 사랑에 빠진 그들은 1952년 결혼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전처인 제인 와이먼과의 사이에서 남매를 둔 소위 돌싱이었고, 결혼 당시 이미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고 훗날 낸시 여사는 고백했다.

남편이 정계에 입문하자 낸시 여사는 배우활동을 중단하고 남편의 정치 조력자로 내조에 전념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탄탄대로를 달렸다. 1967년부터 1975년까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후 1980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백악관이 입성했다.

영부인이 된 낸시 여사는 초기 화려한 고가의 디자이너 의상과 헤픈 씀씀이로 입방아에 올랐다. 대통령의 연설시점 등을 정할 때 점성술사에게 의견을 구한 것도 논란의 대상의 됐다. 그러나 1981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총격으로 암살당할 뻔하자 헌신적인 치료를 통해 ‘내조의 여왕’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1989년까지 영부인으로서 다양한 대외활동을 펼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아니라고 말하라”(Just Say No)는 슬로건을 내걸고 마약 반대 운동을 펼쳤고, 유방암 수술을 받은 후 유방암 검진 홍보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인 조력자 겸 조언가 역할을 했다. 냉전 시대였던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꾸준히 독려하는가 하면 이란에 비밀 무기를 판매한 것에 대해 남편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의 귀환을 촉구했고 그들이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은퇴 이후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자 알츠하이머병 퇴치 연구소를 설립해 병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공헌했다. 남편인 레이건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병을 오랜 기간 앓다가 지난 2004년 세상을 떠났다. 혼자가 된 이후에도 공화당 원로로 활동을 이어갔다.

낸시 여사는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인 엘리너, 우드로 윌슨의 부인인 에디스, 빌 클린턴의 부인인 힐러리와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영부인으로 꼽힌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조력자였던 마이클 K. 디버는 “낸시 여사가 없었다면 레이건 주지사도, 레이건 대통령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52년 로널드 레이건과 낸시 데이비스가 결혼식 후 웨딩 케익을 자르고 있다. (출처=UPI)


낸시 여사가 새로 꾸민 백악관 대통령 관저.
1981년 약물중독 치료학교를 방문한 낸시 여사. (출처=AP)
1986년 마약 퇴치 슬로건인 “아니라고 말하라”를 들고 있는 낸시 여사
2004년 도널드 레이건 장례식때 관에 입맞추는 낸시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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