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천정배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4·29 보궐선거에서 광주 서구 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의 보선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천 전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낼 만큼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고, 인지도 면에서 여타 후보들보다 앞서 있어서다. 또 정의당·국민모임 등과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어 당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체제가 정치적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천 전 의원은 9일 광주서부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력에 빠진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고, 희망을 잃어버린 야권을 재구성해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는 것이 제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천 전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하고 2017년 19대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는 새정치연합과 야권 전체에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새정치연합을 제외한 야권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기성 정당의 안팎에서 확고한 개혁의 방향에 동의하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진보 세력과 양심적 인사들을 망라해 광범위한 세력을 규합하겠다”며 “건전한 진보 세력과도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천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가 명분이 없고 야권 분열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실망스럽다는 논평을 내놨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절망하고 있는 국민들이 대안 세력으로서 새정치연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때에 천 전 장관의 탈당은 당의 단합을 깨고 국민 속에 형성되고 있는 정권교체의 기회를 무산시키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천 전 의원의 광주 무소속 출마로 새정치연합이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2·8 전당대회 과정에서 호남 민심이 문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천 전 의원이 인지도가 높고 국민모임이나 정의당 등 후보들과 단일화할 경우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며 “당의 안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새정치연합이 광주 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구심점이 사라지고 당이 분열하는 원심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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