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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의 ‘에너지 경제’ 세션에서 지난 20년간 태양광·전기차·스마트 계량기 보급으로 에너지 시장이 급격히 디지털화됐지만, 전기요금 체계는 여전히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비드 번 멜버른대 교수는 “스마트 미터와 전기차, 태양광 패널이 보급됐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은 여전히 고정형에 머물러 있다”며 “시간대별 발전 비용 변동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비효율과 불안정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은 시간, 요일과 상관없이 일정한 단가를 적용한다. 하지만 실제 전기 생산비용은 시간대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여름 오후 피크 시간에는 냉방 수요가 폭증해 발전 비용이 급등하고, 밤에는 수요가 줄어 비용이 낮아진다. 이같은 수요와 생산 비용의 변화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동적 요금제다.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와 영국 등에서 진행된 실증 실험에서 스마트 온도조절기와 전기차 충전 자동화 앱은 소비자가 직접 행동하지 않아도 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을 줄이고, 충전 시간을 분산시켜 수요를 안정화하는 효과를 보였다. 일부 사례에서는 가구당 연간 수백 달러의 비용 절감이 확인됐다.
다만, 이러한 기술이 대규모로 확산되려면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간 균형 △플랫폼 기업의 독점 방지와 상호운용성 확보 △동적 요금제 도입을 뒷받침하는 규제 개선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번 교수는 “동적 요금제와 수요반응 자동화가 도입될 경우 소비자가 전력 수요를 분산시키고, 인공지능(AI)·전기차 충전 관리 시스템이 결합되면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전망 투자 확대, 시장 제도 정비해야
태양광·풍력 발전 단가는 이미 화석연료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세계 발전량 비중은 여전히 15%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세션에 참가한 이토 고이치로 시카고대 교수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세 가지 구조적 한계로 △전통적 규제·시장 설계 미비 △시간대별 변동성 대응 부족(저장·수요 관리 필요) △지역 간 전력망 통합 부재를 꼽았다. 이토 교수는 “이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정책 개혁이 재생에너지 확산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궈쥔 홍콩대 교수는 캘리포니아와 칠레 사례를 분석해, 송전망 부족으로 잉여 전력이 버려지고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에 대해 발표했다. 햇볕이 강한 칠레 북부에서는 전기가 남아돌아 가격이 ‘0원’까지 떨어지는 반면,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을 치렀다. 송전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칠레 정부가 송전망 확충에 나서자 남는 전기가 수도로 공급되면서 가격 격차가 줄었고, 태양광 발전 투자도 다시 늘었다.
허 교수는 이를 ‘시장 통합 효과’라고 칭하며, “송전망 투자는 단기적으로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투자 유인을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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