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게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다 당내 반발을 불러오고 중도층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
당내 의원들을 만나는 공식적인 이유는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하고 있다.
전날 5선 의원 오찬에는 김태년·박지원·안규백·윤호중·정동영·정성호 의원이 참석했다. 또 오후 만찬에는 4선 의원들이 참석해 이 대표의 말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당헌·당규 개정의 핵심은 당원권 강화로 귀결된다. 특히 원내대표 선거, 국회의장 후보 경선 등 원내직 선출 시 권리당원의 표를 일정 부분(20%) 반영하는 안을 넣을지 고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선에 도전하는 당 대표의 임기 제한에 예외를 두는 조항 등도 논의되고 있다. 현 당헌·당규에서는 당 대표가 대선에 나가려면 대통령선거일 1년 전에 당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당내 중진들은 대체적으로 이 대표의 말을 경청했지만 일부 의원은 지나친 당원권 강화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 중진 의원은 국회의장직이 당원만 대변하는 게 아니라 전국민을 대변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층까지 생각하면 당원들의 투표를 반영하는 게 무리라는 의견이다.
대선에 출마하는 당 대표의 대표직 사퇴 시기에 예외를 두는 조항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년 전 사퇴 조항은 그대로 두되, 개헌 등 돌발변수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고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당헌·당규 개정 전 혹시 모를 반발 등을 대비하기 위해 이 대표가 의원들과의 간담회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내 이 대표의 입지가 단단해지고 있다고 해도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당무에 반영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소수의 목소리 큰 당원들의 의견만 부각되는 게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