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에서 뉴질랜드 전통민요가 울려퍼진 이유는

권오석 기자I 2023.07.25 20:22:07

尹, 룩셈부르크 총리 및 뉴질랜드 총독 등 면담
뉴질랜드 총독 "韓 애창곡 ''연가''는 마오리족 전통민요"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정전협정 70주년과 유엔군 참전의 날(7월 27일)을 앞두고 국가보훈부의 초청으로 22개 유엔 참전국 정부대표단이 방한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 등을 25일 접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한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을 면담하고, 양국 간 우호 증진 방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이해 한국을 방문한 키로 총독에게 사의를 표하고, 뉴질랜드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뉴질랜드는 한국전쟁 기간 함정 6척과 병력 3794명을 파병한 국가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뉴질랜드 전사자 32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윤 대통령과 키로 총독은 양국의 관광, 문화, 인적 교류 증진을 통해 미래세대 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양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면담 말미에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마오리족 출신으로는 세 번째 총독인 키로 총독이 “윤 대통령이 백악관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는 것을 봤다”면서, 한국인들의 애창곡 ‘연가’가 마오리족의 전통민요라고 말하며 즉석에서 뉴질랜드어로 연가를 수행원들과 합창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적이 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도 면담을 진행하며 양국 관계 발전, 실질 협력 강화, 국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룩셈부르크가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6·25전쟁에 자국 역사상 유일한 전투부대 파병을 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한국전쟁 당시 인구 20만명 정도에 불과했던 룩셈부르크는 전투 병력 100명을 파견해 22개 참전국 중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병력을 보낸 국가로 알려져 있다.

양 정상은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고 우주, 퀀텀(양자)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베텔 총리가 올해 안에 주한 룩셈부르크대사관을 개설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대사관 개설을 계기로 양국 간 소통이 더욱 긴밀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베텔 총리는 이에 공감을 표명하고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베텔 총리는 윤 대통령의 최근 우크라이나 방문이 의미가 크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원을 지속해 가자고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룩셈부르크 참전용사인 레옹 모아옝씨와 그의 아들·손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환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부터 방한 중인 6·25전쟁 참전 22개국 정부대표단은 이날 판문점 방문을 시작으로 26~27일 부산 유엔기념공원 방문, 유엔참전용사 감사 만찬 등 일정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룩셈부르크 참전용사와의 환담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인 레옹 모아옝씨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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