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줄이 길게 늘어 서 있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30여명 되는 대기줄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이들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에 부채질하거나 그늘로 들어가는 등의 방법으로 더위를 식히며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가 다시 재확산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산했던 선별진료소가 다시 북적이고 있다. 이날 이데일리 취재진이 둘러본 서울 송파구, 서초구, 중구 인근 선별 진료소는 작년 코로나 대유행 속에 장사진을 이뤘던 풍경이 재현될 조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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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들자 사람들은 선별진료소를 다시 찾았다. 10살 아들의 손을 잡고 송파구의 한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진모(42)씨는 “야구장에 다녀왔다가 지난주 목요일쯤부터 목이 아파 자가진단키트를 해보니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거리두기가 끝나고, 코로나19도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찾아올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산발적으로 내리는 소나기도 선별진료소로 향하는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선별진료소는 점심시간이 끝나자마자 대기 줄이 20m 넘게 늘어서 있었다. 지난 주말부터 기침 증상이 있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는 60대 A씨는 “기관지가 원래 좋지 않은데 이번 기침은 심상치 않아서 검사해보려고 방문했다”며 “코로나 재확산 한다고 뉴스에서 그러던데 이러다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해외에서 입국해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30대 직장인 서모씨도 “요즘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어 불안하다”며 “한 달 전만 해도 선별진료소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재확산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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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세에 의료진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중구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는 “한 시간에 100여 명씩 몰리고 있다”며 “최근 확산세가 늘면서 가족이나 지인이 걸려 밀접 접촉자 분류돼 검사를 받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대 직장인 C씨는 “작년 11월에 2차 백신 접종을 하고 이후에 잊고 살았는데 다시 백신 접종을 맞을까 생각 중”이라며 “자정 이후까지 회식도 늘고 있는 분위기인데 조심해야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한동안 재유행이 확산할 것이라며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는 확진자가 증폭하고 이후에나 유행이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한번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