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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에서는 포스코가 가장 먼저 지난 4일 ‘전원 출근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부터 대면 회의와 회식, 출장 등을 제한적으로 재개했다. 현대치·기아도 재택근무 비율을 줄이는 등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년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장인들은 한숨쉬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출·퇴근에 소모했던 시간을 아껴왔는데 ‘사무실 복귀’로 다시 시간을 허비하게 됐다는 한탄이다.
한 대기업에서 근무중인 김모(36)씨는 “이번주부터 100% 사무실 출근에 들어간다”며 “셔틀 버스를 이용해도 출퇴근만 편도 2시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재택근무가 훨씬 이득이었는데 무조건 출근을 하라고 해서 나오니 오늘 아침 ‘시차 적응’이 안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출퇴근 피로를 줄이고 불필요한 미팅 등이 사라져 일도 훨씬 효율적으로 했었는데 100% 출근과 대면 회의, 해외 출장 등이 무조건 예전대로 돌아간다면 다시 피곤해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인천에서 서울 광화문 부근으로 출퇴근하고 있는 전모(32)씨 역시 “회사 가는 데만 1시간 30분이 넘게 걸리는데 출근해서 사무실에 앉으니 벌써 퇴근하고 싶더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가 처음 언급됐던 지난주 금요일부터 ‘전체 회식’ 말이 나오고 대면 회의와 간담회 등 일정이 잡히기 시작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다만 일부 IT(정보기술) 기업 등에서는 여전히 재택근무를 체제를 유지 중이다. 네이버의 계열사 라인플러스, 야놀자, 직방 등은 ‘무기한 재택근무’를 유지할 계획이다. 라인 계열사에서 일하고 있는 한모(34)씨는 “사무실 복귀를 놓고 사내 설문조사를 했더니 여전히 재택근무를 원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며 “예전처럼 모두 사무실에서만 일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있는 만큼 회사 역시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네이버의 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주5일 재택근무를 원한다’는 직원이 41.7%로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고, 주 1~4회 출근을 원하는 직원이 52.2%로 절반을 넘겼다. 이에 네이버 역시 이를 고려한 새로운 근무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개발자로 근무 중인 A씨는 “업무 특성상 우리는 충분히 집에서도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이미 갖춰 놓은 상황”이라며 “팀장급 이상이라면 프로젝트 회의 등을 위해 가끔 출근할 필요는 있겠지만 이미 주5일 출근이라는 개념은 흐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