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 올해 GDP 성장률 3.5% 상향 조정.."높은 가계부채 증가는 위험"

이윤화 기자I 2021.05.12 16:33:17

코로나19 대응 비슷한 국가들 대비 선방, 올해 성장 지속
가계, 기업 등 높은 민간 부채 증가세 중장기적 신용 위협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2월 전망치(3.1%)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3.5%로 전망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순항할 것으로 봤다. 금융기관의 신용도 또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의 신용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무디스
12일 무디스는 ‘한국 정부 및 금융기관 신용전망’ 웨비나를 열고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은 3.5%로 내다봤다. 국가신용등급은 ‘Aa2’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Aa2 등급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체계 중 3번째 단계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한국 담당 이사는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2010~2011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전자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자 산업이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즈만 이사는 “한국은 유사한 신용등급을 받은 국가 및 주요 20개국(G20) 국가들과 비교 했을때 안정적인 재정정책과 수출 증가 등으로 경제가 비교적 선방했다”면서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였는데, 유사한 신용등급을 받은 국가는 -6%를 기록했고, G20 국가도 -5%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경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적인 충격이나 급격한 금리 상승 시 가계대출 자산의 건전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위스, 호주, 덴마크, 노르웨이, 캐나다, 네덜란드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2분기 기준 가계부채 증가율은 10%를 넘어서며 비교 국가들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에 이어 기업 등 민간 대출 규모가 지난해 크게 증가했는데, 금융당국의 대출 상환 유예 종료가 9월로 예정된 만큼 내년부터 은행들의 부실여신(NPL) 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 측은 “한국 가계부채 규모나 증가율이 지속돼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다면 경제 충격과 금리 인상 등 상황이 오면 건전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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