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경쟁으로 비집고 들어가기조차 힘든 감기약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으며 단숨에 감기약 분야의 절대 강자로 떠오른 중견제약사 대원제약(003220)이 화제다. 대원제약은 기존 감기약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정제나 캡슐, 혹은 병에 담긴 시럽 형태라는 데 착안, ‘짜먹는 감기약’ 형태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며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레드오션을 역발상 의약품 하나로 단숨에 블루오션으로 바꿔버린 셈이다. 기존 정제나 캡슐로 된 감기약은 반드시 물이 있어야 먹을 수 있어 불편하고, 시럽 또한 휴대가 불편하고 정해진 양을 정확히 계량해 먹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을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 본 결과다.
대원제약의 예상대로 짜먹는 감기약은 남녀노소 가릴것없이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물없이도 복용할수 있다는 편리함이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하자마자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15년 짜먹는 감기약인 ‘콜대원’을 첫출시한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매출 43억원, 올해는 62억원을 올릴 전망이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콜대원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 리스트에 당당하게 올라갈 전망이다.
현재 감기약 일반의약품 시장은 판크린(동아제약), 판콜(동화제약), 테라플루(GSK), 타이레놀(J&J), 화이투벤(다케다제약) 등 시장에 선보인지 수십년된 장수제품들이 5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올해 매출 기준으로 콜대원은 시장점유율 6%를 넘기며 ‘빅5’ 자리에 들어갔다.
콜대원 마케팅을 총괄하는 이정희 대원제약 이사는 “소비자가 직접 의약품을 고르는 감기약 일반의약품 시장은 잘 알려진 브랜드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신생 브랜드 콜대원이 출시한지 불과 4년만에 일반 감기약 시장에서 빅5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콜대원이 대히트를 하면서 감기약 시장에 참여하고 있던 기존 제약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존 감기약 제조사들은 대부분 짜먹는 형태의 감기약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부 회사는 콜대원을 모방해 짜먹는 감기약을 출시하기도 했으나 시장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정희 이사는 “짜먹는 형태의 감기약 1호인 콜대원이라는 브랜드가 이미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다른 제약사들이 뒤늦게 따라온다고 해도 이미 시장의 대세는 결정됐다고 본다”며 “대다수 감기약 제조사가 미투전략을 검토했으나 제품출시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포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고 했다.
지난해 매출 2866억원을 기록한 대원제약은 기존에는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에서 구매할수 있는 전문의약품 분야에만 주력해 왔다. 특히 대원제약은 호흡기 계통 전문의약품 시장 점유율 60%를 오르내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중견 제약사다. 이 분야의 강점을 살려 일반의약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짜먹는 감기약을 선봉장으로 내세운 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대원제약은 콜대원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자 제품 종류를 다양하게 세분화하면서 시장잠식에 나서고 있다. 대원제약은 현재 콜대원 일반감기약을 성인용은 종합감기용 제품인 ‘콜대원콜드S’, 기침감기용 제품인 ‘콜대원코프S’, 코감기용 제품인 ‘콜대원노즈S’ 등 3종류를 내놓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어린이용 기침감기약 ‘콜대원키즈 코프’, 코감기약 ‘콜대원 노즈에스’, 해열제인 ‘콜대원키즈 펜’, ‘콜대원키즈 이부펜’ 등 4가지를 추가하면서 시장공략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있다.
대원제약은 국내에서 콜대원 대히트를 기록한 기세를 몰아 지난 9월에는 세계최대 시장인 미국에도 본격 진출했다. 이달부터 미국내 한인 방송을 통해 광고를 시작했고 점차 미국 전역으로 판매영역을 넓혀나간다는 전략이다. 미국내 수출은 5년내 200만 달러를 돌파한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미국에서도 스틱형 파우치 형태의 짜먹는 감기약은 콜대원이 최초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에는 ‘콜드다운’이라는 이름으로 몽골 시장에도 진출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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