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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24일과 마찬가지로 퇴진파가 전면 보이콧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총 9명 최고위원 중 참석자는 의결정족수 5명에도 못 미치는 손학규 대표·채이배 정책위의장·문병호 최고위원 등 3명에 불과했다.
참석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주요 당무안건은 정지된 상태다. 하지만 손 대표는 직접 나서서 퇴진파 최고위원들을 설득할 마음이 없다는 태세다. 그는 최고위 후 퇴진파 설득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설득 이전에 당직자로 책임(최고위 출석)을 다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그는 “(퇴진파와) 대화는 계속하겠지만, 이번 사태는 기본적으로 ‘당권 싸움’이다. 다른 게 아니다”는 강경 발언을 내놨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에 대한 진상조사 방침도 물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앞서 임재훈 사무총장은 ‘유 전 대표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손학규 대표 퇴진을 종용했다’는 취지의 폭로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손 대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관련 질문에서도 “윤리위원장도 임명했으니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걸칠지 생각해보겠다”고만 답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가 사실상 바른정당계와 등을 돌렸다고 해석 중이다. 물론 바른정당계도 손 대표와 함께할 생각이 없는 상태다.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에는 옛 바른정당 대변인 등을 역임한 바른미래당 당원 2명이 손 대표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일도 벌어졌다. 퇴진파는 향후 최고위에도 계속 불참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바른미래당 호남계는 민주평화당과 뭍밑접촉에 나서며 ‘도로 국민의당’을 향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대안정치연대(평화당 비당권파) 관계자는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와 주승용·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 문병호 최고위원과 24일 회동을 가졌다”며 “‘제3지대 신당’ 창당에 관한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김동철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8월까지는 중도대통합 정당의 틀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중도대통합, 제3지대 카드는 과거 국민의당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오갈 곳 없는 바른정당계지만 정치적 지향점이 전혀 다른 평화당과 함께 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조만간 최대 2주간의 휴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외관상 당 내홍이 줄어드는 이 기간이 정계개편의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며 “유승민계의 고심도 깊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