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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성주민심에 빈 손 상경한 與지도부

강신우 기자I 2016.07.26 15:54:47

정진석 “소통창구 만들자” 제안했지만
성주군민 “사드배치 백지화가 먼저” 평행선
군민 100여명 ‘새누리 장례식’ 퍼포먼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군민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군청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북 성주=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금은 정부와 성주군민 사이의 대화가 단절된 상태다. 군민이 대화의 창구를 구성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드 배치한 거 백지화 먼저 하고 대화하자. 왜 군민을 가둬놓고 죽이려고 하느냐. 더이상 피눈물 나지 않게 해 달라.”(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26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지역인 경상북도 성주를 찾아 소통 창구를 마련하자고 제안했지만 불발됐다. 지역민으로 구성된 이른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측에서 사드배치 백지화를 전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정진석 “대화하자” 대책위 “백지화 먼저”

위원회 소속 한 주민은 “정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 문제를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해 달라”고 했고 정 원내대표는 “그렇게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대화는 결론 없이 평행선만 그었다. 성주군청에서 열린 지역주민과의 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는 정 원내대표를 포함해 김광림 정책위의장·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철우(경북 김천) 정보위원장·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김항곤 성주군수 등이 참석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성주군민과 미군·경북·성주군·새누리당이 모두 참여하는 ‘성주안전협의체’라는 소통창구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주민이 직접 참여한 환경영향평가도 하고 매일매일 환경 수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모든 안전을 고려할 것이다.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사드 배치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정 원내대표가 거듭 설득에 나섰지만 회의장 내에선 “국회 청문회를 열 의향은 없느냐” “대통령이 성주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민의 요구와 반발은 거셌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늦었지만 현장을 방문해 줘서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우리 군민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사드 전자파를 머리에 얹고 평생 살아가야 하느냐”고 했다. 김 군수의 발언 중에 주민들 사이에선 “군수는 새누리당을 탈당했느냐”는 고성도 나왔다. 대책위의 한 위원은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의원에게 “사드배치를 찬성했느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새누리 장례식’치른 與텃밭 경북 성주

간담회에 앞서 당 원내지도부가 군청에 도착했을 때는 군민들이 곡소리와 야유를 하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피켓에는 ‘우리의 마음에서 새누리는 죽었다’, ‘근조 개누리’, ‘사드 대안 있나. 박근혜 탄핵이 대안이다’ 등 다소 거친 표현이 적혀있었다. 지역민 일부는 상복을 입고 새누리당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부스 한쪽에는 새누리당 탈당 신청서 접수처도 있었다.

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난 경북 성주군청 내 ‘새누리당 탈당 신청서 접수처’가 마련돼 있다. (사진=강신우 기자)
대책위 측에선 “지도부들이 오면 새누리당을 우리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묵념을 하고 간담회 이후에는 지도부를 따라가는 포퍼먼스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옆에 있던 한 시민은 “국민들 무서운 줄 알아야지”라고도 했다. 당 원내지도부가 탑승한 버스가 군청을 빠져 나가려 하자 지역주민 100여명은 버스를 에워싸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 병력은 2000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주군청 방문 전에 당 원내지도부는 비공개 일정인 성산포대를 찾아 국방부의 사드배치 관련 계획을 보고받고 안전성 문제를 논의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곳은 호크 미사일 레이더도 운영해온 지역”이라며 “호크 미사일도 레이더와 한 세트이며 거기서도 전자파가 나오는데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지 않았느냐”고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드 배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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