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당 위원장에 앉아…당 중시 통치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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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36년만에 당대회를 열고 당 위원장에 오른 것은 ‘선군’을 강조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차별화하고 김일성 주석과 때와 같이 노동당 기능을 정상화 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당의 위상을 강화해 당을 통한 통치를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 당내 최고 권력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최룡해와 박봉주를 새로 발탁하고 정치국 위원은 19명으로 확대했다. 비서국은 정무국으로 개편했으며 과거 당 비서에 해당하는 부위원장을 9명 임명했다.
‘제1’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상하 관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1인 지도 체제를 명확하게 하고 위원장으로서 김정은의 권한을 더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검증된 인사로 꾸린 지도부…‘김정은의 사람들’ 발탁 여부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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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를 검증된 기존 인사들로 꾸린 것도 이른바 ‘김정은의 사람들’을 키우기 위한 시간을 끌기로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따라 당분간은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등을 명분으로 핵심 간부들 중 ‘불순분자’를 걸러내는 한편, 청년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엘리트를 발탁·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당내 노년, 장년, 청년의 균형을 중시해왔다는 점이나, 청년 조직을 이끌어 온 최룡해를 다시 중책으로 끌어올린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당의 중앙 인선의 경우 대체로 기존 인물들 중에서 발탁이 돼 특별한 건 없어 보인다”며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신진 엘리트로 누가 부상할지 당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당대회 이후 ‘청사진’ 필요…공세적 외교 전망
북한은 당대회 준비로 누적된 주민들의 불만과 제재국면까지 더해지면서 초래된 경제적인 어려움을 돌파할 키워드로 핵·경제 병진노선과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핵·경제 병진노선을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노선’이라고 못박았다. 핵으로 방어력을 다지면서 경제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핵 개발에 따르는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전제하고 있다.
또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채택한 결정서에는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에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반드시 풀고 인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목표나 방법이 없지만, 사실상 배급제가 작동하지 않는 현 북한 사회에서 5년 안에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주민들에게 ‘장밋빛 청사진’으로 비쳐질 수 있다.
대외 전략에 있어서는 이전에 비해 공세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면서 당대회를 마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대북제재 국면 타개를 위해 미국·중국과 협상의 물꼬를 트려 할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대립과 대결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북한이 중국 ·미국·유엔에 대해서는 공세적인 외교가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김 제1위원장의 당 위원장 추대를 축하하는 축전을 보낸 것과 관련 “중국과 북한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계기로 화해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향후 중국의 대북 제재가 완화되고 북중 관계가 서서히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다만 남북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남북 군사회담 등을 거론하며 남북 관계 개선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으나, 우리 정부는 비핵화 의지 없는 대화 제의는 진정성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 있는 변화는 보여주지 못한 채 핵보유국이란 억지 주장과 함께 핵 능력 강화를 밝히는 등 국제사회 경고를 무시하면서 도발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