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동양증권의 NCR(영업용순자본비율)이 그룹 사태 이후 두달 만에 400%를 돌파했다. 높을 수록 건전성이 좋다는데 동양증권에서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문제점을 반영해 내년 1분기 안으로 개편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동양증권의 NCR은 411%로 지난 8월말보다 93%포인트 상승했다.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가 대거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1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은행의 건전성평가지표인 BIS(자기자본비율)과 비슷한 개념이다. 영업용순자본을 위험성을 나눈 것으로 이 비율이 최소한 150%는 넘어야 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동양증권의 경우 동양사태 이후 고객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인출이 대거 몰리는 등 근래 영업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오히려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그 과정에서 영업용순자본만 유출된 것이 아니라 위험성 또한 제거됐기 때문이다. 10월말 동양증권의 영업용순자본은 5365억6800만원으로 8월말(5527억3700만원)대비 161억6900만원 줄어든 반면, 총위험액(1306억4800만원)은 438억9400만원이나 축소됐다.
ELS(주가연계증권) 등의 상환에 보유한 자산을 내다팔면서 위험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위험액은 분모를 형성, 분자인 영업용순자본이 줄어드는 것보다 효과가 더 크다.
이런 거꾸로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서는 NCR이 제대로 된 증권사 영업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이날 발표한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 방안에서 NCR이 변화된 영업여건을 반영하되 리스크 관리장치로서도 충분히 기능할 수 있도록 내년 1분기 산출방식 변경을 포함한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