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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부진은 국내 화장품 업계 의존도가 높은 중국시장의 둔화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최근 4개월 연속으로 경기 위축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PMI는 50이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전반적인 중국 경기 둔화에 최근엔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캠페인까지 유행처럼 번지면서 한국 화장품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면세점을 찾는 중국 보따리 상인들마저 크게 줄며 국내 실적에도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해외매출은 전년대비 6% 감소한 1조3918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 매출은 1조533억원으로 16%나 쪼그라들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비중은 50% 초반이다. 해외 영업이익도 중국에서의 부진으로 결국 적자전환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지난해 중국시장 매출이 20% 줄었다.
이에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수 잠재력이 여전히 크지만 중국 시장 특유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안정적인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올해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지역은 북미, 유럽 등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더마화장품 브랜드 코스알엑스 인수 후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코스알엑스 매출액 중 약 48%가 북미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는 코스알엑스의 인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중국 비중 축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중국 매출 비중도 20% 중반대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주 주요 브랜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오프라인 접점 확대로 매출을 키우고 있다”며 “이커머스와 멀티브랜드매장(MBS)채널 매출이 모두 고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북미 등으로 비중을 키우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리브랜딩을 진행해왔던 ‘더 후’를 내세우며 미국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동시에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지난해 인수)는 아마존을 통해 본격적인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분명 중국 시장은 규모나 잠재력만 보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라면서도 “다만 상황이 언제 좋아질 지 모르는 만큼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등으로 지역 다각화를 하려는 업체들의 시도는 올해도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