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W페스타’의 두번째 세션 ‘리더십 페스타-잘 나가는 기업은 OOO 있다’를 주제로 진행된 대담에서 참석자들은 기업 내 다양성·포용성 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양한 성별, 연령, 인종, 장애의 관점에서 바라본 다양한 의견으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해지고, 원활한 소통을 통해 조직의 성과도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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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양숙 유한킴벌리 CIDO(포용과 다양성 최고책임자)는 “코로나 이후에 빠른 결정보다 다양성을 포용해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런 부분이 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상관도는 상당히 높다”며 “최근 환경 부담금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과정에서도 품질팀, 환경팀, 마케팅팀이 모두 모여 협력하면서 해결하는 것에 효과를 봤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평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고, 이를 위해 직급을 빼고 ‘~님’이라고 부르는 캠페인도 기업 문화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원지영 한국GM(제너럴모터스) 다양성위원회 공동의장은 “호칭 캠페인과 함께 ‘여성 엔지니어’가 아닌 그냥 엔지니어로 부르다 보니 대화나 회의가 투명해졌다”며 “서로 간에 할 수 있는 얘기가 더 많아지면서 긍정적 기업문화, 긍정적 가치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기업 내부 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본 다양성·포용성도 도움이 된다. 특히 장애를 가진 소비자의 경험을 직접 체험해보고 이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콘텐츠나 제품을 출시한 사례도 있다.
백민정 스마일게이트 CDIO는 “최근 가상현실(VR) 게임을 출시했는데, 출시 직전에 비장애인과 시각·청각 장애인의 경험 차이를 반영해 수정했더니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업무에도 적용했다”며 “장애인들을 채용해 게임 기획단계부터 참가시키고 있으며, 그들의 커리어를 잘 만들어 궁극적으로 이직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유한킴벌리는 월경 교육을 오랜기간 진행한 경험 등을 살려 ‘하기스 이른둥이 기저귀’, ‘발달장애아동 교육용 위생팬티’ 등의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전 CIDO는 “월경 교육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의도는 선량한데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차별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100번을 연습해야 가능한 아이들을 위해 발달장애아동 교육용 위생팬티를 만들었더니 부모들이 너무 좋아했다. 아직 부족하지만 다양한 소비자 경험을 겪으면서 지금도 배워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꾸준함’이 중요…“아주 작은 거라도 시작하고 봐야”
유한킴벌리는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다양성 최고 책임자를 임명했고, 글로벌 기업 GM도 2020년 한국사업장에 다양성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유한킴벌리의 경우 포용과 다양성 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자발적으로 사원을 모집했고, 선출직 의장단으로 신입 남성직원이 뽑힐 정도로 기업 내 문화가 자리잡았다.
하지만 아직 국내 많은 기업에서는 다양성·포용성을 관장하는 조직은 생소한 실정이다. 이제 막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 단계인데, 이런 문화를 따라가려는 기업들에게는 무엇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전 CIDO는 “정규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꾸준하게 아주 작은 거라도 시작하면 어떨까 제안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기업 내부의 성과를 높이는데 다양성이 도움이 된다는 방식으로 접근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백 CDIO는 “그냥 성별, 장애 등에 대한 다양성을 언급하면, 이런 다름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불편함을 느끼면서 장벽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데 구성원들의 조직 문화가 성과로 연결된다는 접근에 대해서는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기업별로 다양성을 다루는 방식과 방법이 많이 다를 수 있기에 서로 교류하면서 융합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