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코스닥 분리론…'실익없다' vs '변화 필요'

권소현 기자I 2015.06.18 17:39:57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시장본부를 분리하는 방안을 놓고 갈수록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코스닥시장 분리 방안을 시사한 가운데 여전히 실익이 없다는 의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18일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코스닥시장의 현황과 미래 발전과제’ 세미나에서 코스닥시장 분리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코스닥시장 분리에 대해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벤처캐피탈업계가 참석하지 않아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열린 한국거래소 지배구조개편 관련 세미나에 비해서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엄경식 서울시립대 교수는 코스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자는 것에 대해 진단과 처방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문제를 분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독립 자회사로 분리했을 때 차별성을 갖출 수 있을지와 코스닥 생존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는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개별 사업부 자회사 분리안에 대해서도 자본시장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전적인 지지를 보내지는 않았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서종남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코스닥 분리를 주장하는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거래소 통합 이후 상장기준이 강화되면서 벤처기업의 신규 상장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한국거래소 통합 이후 부채비율요건을 폐지하는 등 상장요건을 오히려 완화했고 기술성장기업 특례도입 등 맞춤형 상장요건을 도입했다는 것.

이어 상장기업수나 상장심사승인율,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시가총액 비중,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비중, 코스닥 기업 실적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코스닥 분리 주장의 논리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이 최근 좋아졌다고 그냥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2005년 이후 코스닥시장이 뚜렷한 정체를 보였던 만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패널로 참석한 길재욱 한양대학교 교수는 “통합 이후 10년 동안 거래소가 과연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에서 어떤식으로든 거래량을 늘리고 투자자들이 들어오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였나 의문”이라며 “2005년 이후 코스닥시장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큰 그림을 논의하고 매매나 운영, 체결, ATS 대응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조정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거래소 간 제휴에 있어 한국거래소가 적어도 신시장, 코스닥이라는 부분에서 이니셔티브를 쥐고 나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지배구조개편안 마련에 있어서 실무 책임자인 이형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개편방안을 확정 짓고 발표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다양한 거래 매커니즘이 등장하고 국제교류가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거래소도 변화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과장은 “코스닥이 메인보드로서 정당하게 코스피와 경쟁하기 위해 지금의 지배구조가 가장 알맞은지, 코스닥위원회 통해 독립된 인사권과 예산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독립성을 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세계 거래소산업에서 한국거래소의 위상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도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내부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은 일정부분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서 상무는 “벤처업계의 사적인 이해관계에 좌우되기보다 거래소 산업 전반을 고려해 구조개편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며 “각 시장별 책임경영과 운영의 독자성, 경영효율화 등을 고려할 때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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