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동차株 차례? 현대차, 본격적으로 달릴까

경계영 기자I 2015.03.03 16:58:08

그동안 소외되던 자동차株 간만의 반등
"이제 바닥 찍었다"에 신차 지켜볼 필요있다는 지적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코스피가 5개월 만에 2000선을 넘으면서 그동안 낙폭과대주의 상승세에서 소외되던 자동차주에도 볕이 들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가 간만에 반등하면서 경기민감주와 함께 랠리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005380)는 전거래일 대비 3.10%(5000원) 오른 1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8일 4.71% 상승한 뒤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도 동반 상승하면서 이날 KRX자동차지수의 수익률은 2.64%로 KRX지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

최근 경기민감주가 반등하면서 좀처럼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현대·기아차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선 데 이어 중국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낙폭이 컸던 정유·화학·조선업종과 함께 건설주까지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실제 이날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매수 상위권은 외국계 증권사가 차지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함께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그동안 못 올랐던 종목에서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며 “자동차를 포함한 IT, 철강업종은 재고순환지표에서 개선 혹은 그 가능성이 보였는데도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판단했다.

현대·기아차 주가가 바닥이라는 투자심리 또한 강해졌다. 일례로 중국 기업인 상해자동차과 비교하더라도 상해자동차는 시가총액이 2580억위안(45조원가량)을 웃도는 데 비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톱5로 꼽히는 자동차업체인데도 시총이 각각 36조여원, 19조여원에 불과하다.

경쟁력이 약해지고 감익된다는 점을 고려해도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다는 것.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금 주가는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7.4%, 4.4%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률 8.5%, 5.5%을 훨씬 밑돈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섹터별로 보더라도 경기민감주 대부분이 반등했는데 자동차업종만 소외받고 있다”면서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이 부진했지만 자동차업종이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의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이 시장기대치보다 높은 1100원 내외를 유지하곤 있지만 지금까지의 판매동향 자체가 좋지 않았던 탓에 1분기 실적이 불확실한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기초체력 면에서 저평가돼있다는 것은 맞지만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니다”라며 “수요가 안정된 가운데 판매가 본격화하는 2, 3분기에 신차에 대한 반응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주가 우상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주가 하방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드라이빙 시즌을 맞는 이달부터 여름까지 판매 실적과 함께 ‘투싼’ 등 신차에 대한 반응이 향후 주가의 관건”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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