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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딘 교수는 “20세기 후반 한국만큼 빠른 경제 변화를 겪은 나라도 드물고, 한 도시에 집중된 나라로 변모한 나라도 드물다. 새로운 세대는 기술 변화 등 다양한 변화에 익숙해진다”면서도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성별 격차로 인한 저출산 문제가 커지는 등) 이런 변화를 빠르게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산율 제고 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가 얽혀 있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기성세대, 특히 딸보다는 아들의 마음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을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사회·문화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골딘 교수는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축적된 미국 노동시장을 분석해 성별에 따른 소득과 고용률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고 원인을 규명한 최초의 경제학자다. 그는 1990년에 출간한 ‘성별 격차의 이해: 미국 여성의 경제사’에서 농장에서 공장, 사무실로 변화하는 직장에서 여성의 운명 및 성별 소득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집요하게 추적했다. 경제학자인 그녀를 역사학자라고도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다른 종류의 직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골딘 교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어떤 직종이든 노동시장에 진입할 당시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여성은 첫 자녀를 출산하고 육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더 많은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
골딘 교수는 ‘피임약의 힘: 경구 피임약과 여성의 경력 및 결혼 결정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 여성들이 피임약에 대한 접근성이 커지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법조계나 의학계와 같은 고소득 직업을 선택하게 됐다는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는 여전히 벌어져 있다. 미 연구단체 페이스케일(PayScale)에 따르면 미국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여성의 임금은 0.83달러 수준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유럽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시간당 평균소득이 13%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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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딘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번째 여성이자, 단독으로 수상한 첫번째 여성이기도 하다. 하버드 경제학부에서는 여성 최초로 종신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특히 전 미국경제학회 회장을 맡기도 했던 그녀는 남성 중심의 경제학 분야에서도 여성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노력했다. 골딘은 “여성보다 남성이 경제학에 더 관심을 표하고, 경제학이 오로지 금융에 관한 것이라는 오해를 한다”면서 “경제학은 사람에 관한 것이고, 불평등에 관한 것이자, 여성 노동력에 관한 것이고 건강과 경제발전에 관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골딘은 마지막으로 노벨상 공로를 학생들에게 돌렸다. 그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그녀를 더 나은 연구자로 만들어 줬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골방에서 연구만 하는 교수가 아니라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보다 현실 참여적인 연구를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골딘은 “저는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연구를 할 수 없었다”며 “매일 지식의 최전선으로 밀어붙인 학부생, 대학원생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