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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을 거쳐 김석호(60)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과 이영호(73) 전 한국증권선물거래소(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각각 신임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위원은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줄곧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한 공정거래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공정위 기업협력국장, 기업거래정책국장, 상임위원(1급 고위 공무원)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광장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재직 당시 독과점 거래와 불공정 거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고 대변인을 거쳐 언론과 관계도 준수한 편으로 평가된다.
컬리가 상장 요건을 갖추고 모범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김 전 위원의 전문성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상 전자상거래 정보 공개(소비자 보호), 공시의무 강화(투자자 보호), 일감 몰아주기 방지 및 협력사 보호(공정시장 유지) 등 상장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를 미리 다스리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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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앞으로 컬리의 동일인 지정 여부와 특수관계인의 주권 행사 제한 등도 경영상 주요 대응점이다. 모두 공정거래법과 연관한 것이라서 상장 전후로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 영입은 상장 실무 절차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1977년 증권감독원(금융감독원 전신)을 시작으로 자본시장에서 50여 년 가까이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금감원 재직 당시 주로 증권 업무를 맡다가 담당 임원까지 지내고 퇴직할 만큼 자본 시장에 대한 이해가 밝다. 이후 한국증권선물거래소로 자리를 옮겨 시장감시위원장과 상임고문 거쳐 2008년 퇴직했다.
거래소는 상장을 좌우하는 `상장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쥔 기관이다. 앞으로 컬리가 상장 실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거래소 간에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소 퇴직 이후에는 우리금융·키움증권·하이투자증권·메리츠자산운용 사외이사를 지내 금융투자업계에서 두루 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컬리가 2014년 설립한 이래 (준)관료 출신이 경영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투자자 측 인사가 임원으로 선정돼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해 왔을 뿐이다. 금기를 깨고 이번에 현안을 담당할 중량급 실무 인사를 들인 것은 상반기 계획한 IPO를 무난하게 마무리하고자 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컬리 관계자는 “두 사람은 공정 거래와 자본 시장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기에, 회사가 상장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