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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폐쇄경제 아니다"…대외개방도 23%, 英·佛 수준

김정현 기자I 2018.05.14 12:00:07

한은, ''北 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변화 분석''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북한의 대외개방도가 영국과 프랑스에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무역으로 얻는 경제적 후생 비율도 미국보다 높았다.

폐쇄경제의 대명사처럼 알려졌던 북한이 이미 개방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북한경제의 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북한의 수입진입률은 23%~23.8%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연합(UN)과 국제통화기금(IMF), 코트라(KOTRA)가 각각 23.8%, 23.4%, 23.0%로 분석했다.

수입진입률이란 한 국가의 대외개방도를 정의하는 지표 중 하나다. 국내총수요에 대한 수입의 비중을 의미한다. 국내총수요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순수출(수출-수입)을 뺀 값이다.

23%의 수입진입률은 북한을 폐쇄경제로 보기 힘들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200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입진입률(36.6%) 혹은 우리나라의 수입진입률(33.9%)보다 낮기는 하다. 그러나 영국(21.5%)과 프랑스(22.8%)와 비교하면 비슷하다.

대외개방에 따른 후생도 개방국가들에 비교해 뒤지지 않았다. 북한의 ‘무역의 이익’은 1996~2016년 3.6~4.5%로 분석됐다. 김 위원장 집권기에는 5.1~5.2%였다. 이는 미국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최지영 부연구위원은 “미국경제의 무역의 이익은 실질 국민소득의 1.4%”라며 “북한경제 무역의 이익은 미국에 비해 작다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질소득 격차가 큰 미국과 북한의 무역의 이익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 힘들다는 한계점은 있다.

무역의 이익이란 대외개방 확대로 인해 얻는 경제적 후생을 정의 내린 것 중 하나다. 폐쇄경제였을 때의 경우와 비교해 나타나는 실질소득의 변화를 뜻한다. 대외개방도가 높고, 교역비용에 대한 무역규모 변화(무역탄력성)가 비탄력적일수록 증가한다. 보고서는 무역탄력성이 비탄력적이라는 전제로 북한의 무역의 이익을 3.6~4.5%로 분석했다.

다만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계속될 경우 대외개방도와 무역의 이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은 1996년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나, 2007년과 2010년에 각각 일본과 한국이 북한과의 교역을 중단한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최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와 주요 교역국의 대북 제재가 이어져 북한경제의 개방성 확대가 어려워졌다”며 “향후 북한이 대외개방형 경제 체제로 본격 전환될 경우 경제적 편익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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