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대북심리전·불모지작전…軍, DMZ 주도권 장악 본격화

최선 기자I 2015.08.12 16:35:33

대북 확성기 방송, 현재 4곳에서 11곳으로 전면 확대할 계획
DMZ 내 수풀 제거 '불모지 작전' 돌입…화공 작전 거론
수년간 일군 남북간 합의사항 순식간에 백지화 비난도

대북 확성기 심리전 방송 장치. [사진=국방부]
[이데일리 최선 기자] 군 당국이 150마일(약 250km)에 달하는 군사분계선(MDL) 인근 11곳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방송 장치를 전면 가동할 계획이다. 아울러 비무장지대(DMZ)의 감시사각 지대를 줄이기 위해 우거진 수풀과 나무를 제거해나가는 ‘불모지 작전’에 돌입한다. 이번 북한 목함지뢰 폭발사건을 계기로 DMZ 지역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군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우선 조치로 2곳에서 확성기 방송을 했고 이 시점까지 4곳으로 늘려 확성기 방송을 하고 있다”며 “전면적으로 (확성기 방송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방송은 확성기를 통해 주간에는 10여km, 야간에는 24km 떨어진 곳까지 전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지난 2010년 5월 24일 재개한 대북 심리전 FM 방송인 ‘자유의 소리 방송’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북한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소식, 우리 체제의 우월성, 지구촌 소식, 날씨 정보, 음악 등이다. 자유의 소리 방송은 2004년 6월 15일 남북장성급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중단됐다가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을 계기로 다시 시작됐다.

아울러 군 당국은 DMZ 감시 사각지대 줄이기에 들어간다. 지뢰폭발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대해 군이 실험한 결과, 포복으로 이 지역을 통과할 경우 수풀과 지형에 가려 전혀 파악할 수 없었으며, 걸어서 이동할 경우에도 3~4초 정도만 포착돼 감시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군은 장병을 투입해 수풀을 제거하는 방안 외에도 화공(火攻) 작전까지 검토 중인 상황이다. 화공 작전은 1990년 이후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남북은 지난 2001년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DMZ의 천연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공작전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목함지뢰 사건을 계기로 DMZ 장악에 집중한 나머지 군 당국이 확성기 심리전 중단, 화공작전 자제 등 오랜 기간에 걸쳐 남북이 합의한 내용을 순식간에 백지화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먼저 정전협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우리 군도 더 이상 남북군사실무회담에 따른 합의 사항을 지킬 의무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접적 지역에서의 경계작전 강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포함한 관련기관과 유기적인 협의를 통해 정전협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DMZ 작전을 공세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北 `DMZ 지뢰 도발`

- 朴대통령, 북 목함지뢰 부상자와 통화…“정부가 최대한 지원할 것” - [사설] 지뢰폭발사고와 관련한 인터넷 괴담 - 朴대통령 “北, DMZ 지뢰도발로 정전협정·불가침조약 위반”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