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직원은 실손청구 위한 TF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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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원장은 지난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중계기관으로서 역할을 감당할 자신이 있다”는 입장과 같은 기조를 밝혔다. 보험 관련 정보 및 통계 전문기관인 보험개발원의 특성을 한껏 발휘해 업무를 다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중계기관 지정 시기가 임박한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도 같이 내비쳤다.
그는 “정부가 도움을 요청하면 개발원 내 전문가들이 나서서 업무를 지원해왔다”며 “워킹그룹이 결성됐고 중계기관 결정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에게 주어질 수 있는 미션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10월25일 법이 시행되는 시스템 구축까지 시간이 부족하다”며 “전송대행 기관으로 선정되면 개발원이 그간 준비한 내용을 다 보여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병원에 요청만 하면 보험금 청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다. 국회가 지난해 보험업계 숙원인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처리하면서,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로 논의가 시작된 지 약 14년 만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현재는 병원에서 보험사에 의료 데이터를 보낼 때 어떤 전송대행기관을 거쳐야 하는지를 금융위원회 TF에서 논의 중이다.
◇‘보험산업 데이터 혁신 플랫폼’ 포부
보험개발원은 ‘보험산업 데이터 혁신 플랫폼’ 도약이라는 새로운 미션도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기획 결합 상품화’ 기능을 통합 추진하는 데이터신성장실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여기에 AI와 빅데이터 전문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허 원장은 “‘뉴 비즈니스(NEW Business)’ 설계, ‘뉴 플랫폼(NEW Platform)’ 구축, 신(新)시장인 ‘뉴 웨어(NEW Where)’ 탐색에 중점을 두고 보험산업의 위기 극복과 미래성장동력 창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래형 자동차보험 상품개발과 간병보험 개발을 위한 요율체계를 개편하고, 동남아 보험시장에 K-보험 인프라를 조성한다. 특히 올해는 해외 교류·협력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보험산업 인프라는 미흡하지만 시장성은 높은 동남아 보험시장에 집중한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보험개발원은 올해 상반기엔 베트남·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 등 4개국과 추가로 MOU를 맺을 계획이다. 허 원장이 직접 동남아시아 국가에 방문해, 시장포화 위기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신대륙을 찾을 수 있도록 ‘데이터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시장 수요 창출에도 나선다.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MZ세대 중심의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30대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상품개발을 지원한다. 저연령층에서 인기가 높은 소액단기보험 상품의 요율산출 방안 등을 보험업계와 공유한다. 대표적인 소액단기보험은 열사병에 따른 입·통원과과 사망 보장 1일 보험이나 월 단위 후불형 암보험 등이 꼽힌다. 시민안전보험과 같이 국가·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상품 개발도 공을 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