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이른바 ‘제로 코로나’(칭링·淸零) 정책으로 상하이 등 일부 도시에 내려졌던 봉쇄 조치가 단계적으로 해제되면서 물동량이 다시 늘 것이란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내년까지 컨테이너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3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7일 기준 4175.35로 전주 대비 12.66포인트(0.3%) 올랐다. 올해 들어 SCFI가 2주 연속 상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SCFI는 지난 1월 초 사상 최고치 5109.60까지 치솟은 뒤 지난 13일까지 17주 연속 하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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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그동안 봉쇄 조치에 억눌려 있던 물동량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올해 4~5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이 이를 회복하고자 6월 이후 수출 물량을 늘리면 글로벌 공급망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운임이 급등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올여름 진행될 미국 서부 항만의 노사 협상의 결과도 해운 시장에 영향을 끼치리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서부 항만노조 국제항만창고연맹(ILWU)과 사용자 단체 태평양해사협회(PMA)의 단체협약은 오는 6월 말 만료될 예정으로 이들 단체는 새 단체협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는 ILWU 측 요청으로 다음 달 1일까지 협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미 서부 항만 노사 간 협상은 매번 합의점을 찾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올해도 항만 자동화 등 노사 간 첨예한 쟁점이 있어 쉽게 협상이 풀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 2014~2015년 협상 때도 노사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전 세계 주요 항만의 혼잡 현상이 내년까지 개선되지 않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해운 조사·분석기관 드류리(Drewry)는 최근 유럽에서 열린 자동차 공급망 콘퍼런스를 통해 글로벌 물류대란의 원인으로 꼽히는 항만 혼잡 현상이 내년 상반기에야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 운임 역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리라고 관측했다.
필립 다마스 드류리 상무이사는 “항만 혼잡 현상은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고 주로 북미·아시아·유럽·중동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지난 한 해 동안 주요 항만 혼잡 현상이 개선되지 않았으며 오는 2023년 상반기까지 항만 혼잡 현상의 완화와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