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부부 재산 최소 138兆…역대급 재산분할 어떻게

방성훈 기자I 2021.05.04 15:48:03

외신 "방법·규모 등은 아직…천문학적 규모는 확실"
향후 공동 재단 운영엔…"이혼과 별개" "변화 없을 것"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오른쪽)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3일(현지시간) 결혼 27년 만에 이혼을 발표하면서 그들이 보유한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함께 설립한 재단 운영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지 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빌과 멀린다 부부는 시애틀 킹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한 이혼 신청서에서 “결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경에 이르렀다”라며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세 자녀 가운데 막내가 최근 만 18세가 돼 민법상 미성년자가 없다면서 자신들이 제출한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합의를 승인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주요 외신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산을 나눠 가질 것인지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분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빌의 재산이 총 1240억달러, 한국 돈으로 138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브스를 인용해 빌의 재산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1305억달러(약 146조원)라고 전했으며, 블룸버그는 1458억달러(약 163조원)라고 보도했다.

포브스 등은 미 법원에서는 결혼 기간과 배우자의 재산 형성 기여도 등을 고려해 재산 분할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역대 가장 값비싼 이혼 기록 중의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CNBC는 구체적인 재산 분할 방식이나 규모 등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만약 그가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지 않았다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은 지난 2010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함께 자선단체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를 설립하고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가입 자격은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원) 넘어야 주어지며, 회원이 되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다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회원 간 도덕적 약속,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한 선언 형태로 이뤄지는 자발적인 재산 사회 환원 이니셔티브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전 세계 170여명의 부호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빌이 MS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멀린다와 함께 질병·기아 퇴치 및 교육 확대 등을 위해 지난 2000년 설립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의 향후 운영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은 이혼하더라도 재단의 공동 의장과 이사로 남을 예정임을 분명히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이혼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이 임무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며 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재단측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은 공동 의장과 이사로 남을 것이며 조직에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9년 보유하고 있던 200억달러 규모의 MS 주식을 재단으로 옮겼으며, 이에 따라 재단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510억달러로 전세계 민간 자선재단 중 가장 많다.

앞서 빌과 멀린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많이 노력한 결과 이혼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7년간 우리는 놀라운 세 아이들을 키웠고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재단을 설립했다”면서도 “이제 우리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는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시작하는 동안 우리 가족에게 프라이버시를 보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둘은 모두 MS에서 일했다. 빌은 자신이 설립한 MS의 마케팅 매니저였던 멀린다를 지난 1987년 만났고,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둘은 결혼 27년 만에 결별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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