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단독·확대정상회담 종료 이후 극동거리 30분 산책으로 우의 다져
“한국 축구 월드컵 본선 진출 축하” 푸틴 발언에 모두 웃음
‘지각대장’ 푸틴, 한러 정상회담 30여분 늦은 것은 ‘옥의 티’
|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오후 오찬을 마치고 극동연방대 인근 해변에 조성된 극동거리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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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취임 이후 두 번째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한러 정상회담에 이어 두 달만에 다시 만나면서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취임 4개월 만으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것이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학교 S동 회담장에서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극동연방대학교 인근 해변에 조성된 극동거리를 약 30분간 함께 걸었다. 정상회담이라는 딱딱한 격식에서 벗어나 산책을 통해 한러 정상이 우의를 다진 것이다. 이날 산책은 전혀 예정에 없던 것. 푸틴 대통령의 돌발 제안에 문 대통령이 흔쾌히 응하면서 성사됐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담소를 나누며 극동거리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각 연방주 홍보관을 방문하고 마지막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도 방문했다.
한러 정상의 공동언론발표에서는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새벽 극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축구 대표님을 거론하며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 축하한다”고 이야기를 한 것. 푸틴 대통령이 축구 이야기를 꺼내자 문 대통령을 비롯한 한러 양국 관계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다만 이날 한러 정상회담에서 ‘옥의 티’는 푸틴 대통령의 지각사태였다. 해외 주요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상습적인 지각으로 악명이 높은 푸틴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30여분 늦게 나타난 것이다. 이 때문에 한러 정상회담 이후 오후 4시 45분에 열릴 예정이었던 한·몽골 정상회담은 6시 30분으로 두 시간 가까이 지연 개최되기도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과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4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2시간 각각 늦었다는 점과 비교할 때 이날 30여분 지각사태는 애교로 봐줄 만큼 양호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마련된 언론발표장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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