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를 판매하는 온라인 생방송에서는 ‘샤오미 비상령’이 내려졌다. ‘미펀’(米粉·샤오미 팬)을 자처하는 사용자들이 채팅 창에서 무분별하게 샤오미의 SU7을 언급하면서 진행자들을 당황하게 한 것이다.
SU7은 출시 첫날 9만대 가까이 주문량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지금 차량을 주문하면 7개월 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SU7 인기에 이날 샤오미 주가는 8% 넘게 급등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SU7 가격은 21만5900위안(약 4018만원)부터 29만9900위안(약 5565만원)으로 구성됐다. 동급 전기차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대라는 지적이지만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는 것이다.
샤오미 돌풍에 대응해 다른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인하에 나서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는 화웨이가 중국 전기차 기업 싸이리스와 함께 내놓은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가 전기차 ‘M7 플러스’ 후륜 구동 버전의 가격을 22만9800위안으로 이전보다 2만위안 낮췄다고 보도했다.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지커 007’ 후륜 구동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했는데 가격이 20만9900위안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21만5900위안부터 시작하는 SU7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차이는 “지커 007도 지능형 보조 주행, 800km 이상의 배터리 수명 등을 갖추고 있어 (SU7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지 않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치루이의 공동 개발한 전기차 모델인 ‘즈제 S7’ 두 번째 버전 가격이 얼마에 책정될지도 관심사다. 해당 모델은 이달 8일 출시할 예정인데 첫 번째 모델 가격은 24만9800위안부터 시작했다.
가격을 낮추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달리 테슬라는 가격 인상 전략을 택했다. 테슬라는 이달 1일부터 모델Y 가격을 26만3900~36만8900위안으로 5000위안씩 올렸다. 테슬라는 지난해 잇단 가격 인하로 이익이 줄면서 주가 하락 등 홍역을 치렀는데 가격을 올리면서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이다.
또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계산도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앞세운 중국 전기차들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산업 이익률은 5.0%로 전체 산업 평균(5.8%)보다 낮았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이 점차 수요 대비 공급 우위로 변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데 지금 같은 수익성에서는 수출 인프라 구성에 힘든 게 사실이라는 지적도 있다.
추이동슈 승용차협회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했고 일부 기업의 생존 압력이 증가했다”며 “신에너지 자동차는 성장세가 높지만 손실이 커지는 모순적인 상황으로 향후 중국 브랜드와 합작 브랜드는 각각 3~5개 정도만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