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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0일만에 당내 `이재명` 공개 저격…野, 다시 분열 조짐

이상원 기자I 2022.10.18 17:34:51

李 방산주 보유·與 친일 프레임 지적
‘이재명 체제`가 자리 잡자 비판 목소리
`사법 리스크` "이제 시작일 뿐" 우려
李 주창한 `원팀`은 요원…되려 파열음만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억눌렀던 비판의 목소리가 당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취임한 지 50여 일 만이다. 민주당의 거물급 인사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여당을 향한 ‘친일 프레임’ 구축이 부적절하다고 언급한 데에 이어 ‘친문’ 전재수 의원은 이 대표의 방산주 보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시작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의 제1목표였던 당내 ‘통합’이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李, ‘방산주 소유·친일프레임’…“부적절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지난 8월 출범한 ‘이재명 체제’가 자리를 잡는 과정을 감안해 그간 참았던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지난 17일 이 대표의 방위산업체 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 대표의 방산주 보유에 관해 처음으로 나온 공개 저격이다.

전 의원은 전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라디오에서 “지지했던 사람들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거래를 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현영 의원도 전날 오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해를 할 만한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했다”며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보궐선거 당시 2억3125만원 규모의 방위산업 관련 국내 주식을 매입해 논란을 빚었다. 이 대표는 방산업체의 사업을 허가·관리하는 방위사업청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어서 직무 관련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표는 지난 15일 방위산업 관련주로 거론되는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앞서 정세균 전 총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강연에서 “중국의 군사 굴기와 북한·중국·러시아 북방 3각 연대가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미국·일본 3국간 안보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한·미·일 연합훈련을 ‘친일 프레임’으로 바라본 이 대표의 발언에 제약을 건 셈이다.

지난 8월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간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법리스크 지속 “당에 부정적…원팀 해쳐”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여전히 뇌관이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이날 오전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면서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평이다.

이날 재판은 이 대표 측이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 대표의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기록 검토를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5분여 만에 끝났다. 민주당 관계자는 “느낌으로 겁박을 줄 뿐”이라며 이 대표의 무혐의를 주장했다.

‘친문’계 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재선의 한 친문 의원은 “혐의는 없을 수 있으나 이목이 ‘사법 리스크’에 집중되는 것은 당의 입장에서는 좋지 않다”며 “이제 시작이라 걱정이 되는 것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 FC 후원금 의혹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장남 불법도박 및 성매매 혐의 등 거쳐야 할 산이 많다.

‘사법 리스크’ 대응은 당내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와 원내가 도맡으면서 이 대표가 직접 발언하는 것을 막는 모양새지만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의 측근은 “검·경의 프레임에 맞춰줄 필요가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 곳곳의 파열음에 ‘원팀’ 민주당은 요원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이 대표의 독단적 성향도 한몫을 한다는 게 당내 인사들의 지적이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여러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결국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며 “제1과제로 내세운 통합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원톱’ 체제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초선 의원은 “이재명 체제가 자리를 잡은 만큼 발전을 위해서 이 대표를 향한 쓴소리도 이어져야 한다”면서도 “다시 계파 싸움으로 번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납품단가연동제 촉구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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