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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본부장은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전일 러시아 정부의 비우호국 지정에 대한 민·관 대책회의를 열고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시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부와 관계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자동차·전자·조선 등 업종별 협회 관계자와 현 상황을 공유하고 업계 우려를 청취했다.
일단 정부 차원의 직접 지원 가능성은 낮다. 러시아의 비우호국 지정의 발단이 된 미국 주도의 대러 제재 동참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지원 방안은 자칫 대외적으로 대러 제재의 약화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미국은 대러 제재 과정에서 우리나라 조치가 불충분하다며 우리를 미국의 제3국에 대한 규제인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적용 예외국에서 뺐다가 8일에서야 포함했다.
여 본부장은 이를 고려한 듯 이날 회의에서도 구체적인 지원 방안보다는 대러 제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대러 제재에 동참한 결과 러시아 정부의 비우호국가 지정과 이에 따른 현지 진출·수출기업의 경영 애로가 현실화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우리를 포함해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총 48곳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러시아 정부 및 중앙은행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간접 지원에 나선다. 정병락 주러 대사관 상무관은 이날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비거주자 외화송금 한시 금지 △대외채무 루블화 지급 허용 △현지 기업과의 거래 사전 승인 의무 등 비우호국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 정부의 조치를 설명하며 우리 기업 영향 등을 파악·분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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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앞으로도 코트라 무역투자24·무역협회 긴급애로대책반·전략물자관리원 러시아데스크·금융감독원 비상금융애로상담센터 등을 통해 러시아 투자·수출기업의 어려움을 듣고, 이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현지 거래기업의 루블화 결제 조치에 따른 우리 기업의 환차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간접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전망이다. 루블화 가치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한 달 남짓 기간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은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실제 이날 업종별 협회도 환차손 피해에 대한 우려를 집중 호소했다.
여 본부장은 “러시아 현지 공관과 무역관에서 이번 조치와 관련한 현지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것”이라며 “산업부 실물경제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함께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