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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위아·제철 비정규직 직고용 논란…‘인국공 사태’ 민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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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1.07.08 16:03:32

대법원, 현대위아 고용의사표시 상고심 원고 승소 판결
비정규직 직고용시 수백억 추가 비용, 현대위아 ‘부담’
자회사 고용 제안한 현대제철도 노조 반발로 난항
‘인국공 사태’ 민간 확산에 재계 우려 “경영유연성 저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을 일으켰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이하 인국공 사태)가 민간기업으로까지 확산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사내 하청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다. 최악의 경우 현대위아는 전국 사업장에 있는 200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까지 직접 고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마찬가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상고심 대기 중인 현대제철도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자회사를 통해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정규직과 100% 동일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비정규직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곤혹스런 상황이다. 민간기업들의 경영 및 노동 유연성을 저하시킨다는 측면에서 재계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위아 비정규직평택지회·경기대책위 등 조합원들이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현대위아 비정규직 불법파견 소송 대법원 판결 촉구 경기지역 제 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위아 상고심 패소…직고용 부담에 ‘한숨’

대법원은 8일 현대위아에서 사내 하청 형태로 근무하던 비정규직 근로자 A씨 등 6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고용의사표시 등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현대위아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2014년과 2017년 1·2차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따른 상고심으로, 법원은 앞선 1·2심에서 모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파견이 금지되는 제조업 생산공정에 협력사 직원을 투입하거나, 2년 넘게 업무를 할 경우 원청이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파견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위아는 해당 소송에 참여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현재 현대위아의 전국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총 2000명에 달하는데, 최악의 경우 이들을 모두 고용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는 현재 현대위아의 정규직 생산직 근로자 1000여명의 2배 수준이다. 회사 입장에선 분명 큰 부담이다. 비정규직을 직고용하게 되면 단순하게 연봉을 3000만원으로만 계산해도 약 6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회사 실적도 좋지 않다. 올 1분기 기준 현대위아 영업이익은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나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국내외 제조업 불황으로 실적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도급과 파견의 경계가 법령으로 정해지지 않고, 법원의 해석으로만 판단하는 상황에서 산업 현장은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며 “불법파견 판단에 따른 비용은 모두 기업이 부담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위아는 모빌리티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코로나 펜데믹’(대유행)으로 수년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발생할 막대한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자회사 고용 제안에도…비정규직 노조 ‘반발’

현대제철도 같은 문제로 상고심을 기다리는 상태다. 이에 현대제철은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 7000여명을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했지만 정작 비정규직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는 현대제철이 자회사 고용이 아닌, 본사 직고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가 이처럼 자회사 고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임금 차이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본사 차원의 직고용일 경우 정규직과 똑같은 임금을 받는데, 계열사를 통한 채용은 정규직 대비 임금이 80%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현대제철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정규직의 60%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는 자회사 고용은 불법 파견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을 내세운다. 최종적으로 현대제철이 직접 고용하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정규직 노조는 현재 명확한 입장표명은 없는 상태다.

현대위아와 현대제철의 사례는 자칫 지난해 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인국공 사태가 민간기업으로 확산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중 일부인 2143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노노 갈등은 물론, 취업준비생들에겐 상대적 박탈감까지 전달하면서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했다. 인국공 사태는 공공기관에만 해당하는 문제였지만, 이번 현대위아와 현대제철 사례는 민간기업으로까지 영역이 확장된다는 차원에서 사회적 혼란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제조업에 대한 파견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와 부합하지 않는 강한 규제를 부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을 근거로 도급의 적법 유무를 재단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조치”라며 “더욱이 법원 판결도 사건별로 엇갈리고 있어 기업 경영의 유연성과 예측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향후 생산방식에 대한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선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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