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융과 정보통신(IT)을 결합한 ‘핀테크’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물론 저금리에 이렇다 할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기관들도 핀테크를 새로운 먹거리로 찾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글로벌 핀테크 투자액이 240억달러(26조2416억원)에 이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0년께 투자금 50조원 이를 것”
2014년까지만 해도 핀테크 투자액은 100억달러(10조934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2015년 197억달러(21조5340억원)로 급증했고 올해는 사상최고치를 다시 쓸 전망이다.
미국 마켓리서치닷컴은 2020년께 핀테크 투자액이 461억달러(50조4287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핀테크는 IT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다. 다양한 데이터들을 모아서 분석해 고객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을 통해 더 안전하고 편하게 송금이나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반 은행업무는 물론이고 자산관리 보험, 전자상거래까지 그 영역도 방대한 만큼 글로벌 기업들도 핀테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핀테크 투자를 주도하는 것은 미국이다. 실리콘밸리 등 이미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여건을 마련한 미국은 로보어드바이저와 온라인 대출 등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2015년 투자액 중 60%가 미국에서 비롯됐다.
개인은 물론 헤지펀드들의 투자 속에 학자금 대출에 특화된 핀테크 업체 소셜파이낸스(SoFi,소피)나 전자결제업체 페이팔(Paypal)은 일반 은행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기업 가치를 자랑하게 됐다.
◇美 선도 속 유럽과 일본에서도 빠른 성장
최근에는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도 핀테크 기업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유럽의 금융 중심지인 영국에서는 민관이 합동으로 핀테크 기업을 지원한다. 런던시티는 부동산 기업 캐너리워프와 함께 ‘레벨39을 설치해 핀테크 기업 220개를 입주시켰다. 핀테크와 스타트업 회사들을 육성하면서 투자자나 멘토를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에는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 자산운용은 ‘글로벌 인공지능(AI)펀드’를 신설해 700억엔의 자금을 모았다. 글로벌 AI기업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올해 등록된 일본 펀드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끌어 모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즈호증권은 아시아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싱가포르펀드에 최대 20억 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탄탄한 성장성이 기대되는 핀테크 기업들이 저금리시대의 대안이 될 것이라 판단한 투자자들이 적극적을 나섰다는 분석이다.
시로타 마코토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대규모 자금 유입은 핀테크 기업에 의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보급과 금융 업계의 판도 변화를 촉구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금을 바탕으로 핀테크 기업이 선도적으로 금융 산업의 판도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