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4.90원 급락한 1082.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2년 6개월만에 1100원 밑으로 내려선 환율은 이날 두자릿수 하락을 이어갔다.
미국 경기 부양책의 연내 타결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에 전일대비 4.50원 하락 출발한 환율은 역외 매도와 코스피 강세에 낙폭을 빠르게 키웠다. 지난 9월 18일(14.10원)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미 여야 지도부가 경기 부양책 협상을 재개하고 연내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이 나오면서 달러 약세는 가속화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마감께 90.62를 나타내며 52주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스피도 사상 처음으로 2700선을 돌파하며 원·달러 하락 압력을 더했다. 코스피는 1.31% 오른 2731.45로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7668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우호적인 국내 경제 지표도 원화 강세를 지지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0월 경상수지는 116억6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세번째로 큰 흑자 규모를 나타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달러 약세가 지배적인 상황에 원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부각되는 데다 원화 강세에 대한 베팅까지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며 “추가적인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산 60억3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장마감께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41.9원을 기록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5192위안,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3.86엔,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215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