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면복권..경제살리기 어깨 무거워져

김현아 기자I 2015.08.13 16:34:18
[이데일리 김현아 김관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단행한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사면 명단에는 재계 총수 중 최태원(55) SK그룹 회장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최태원 회장
사면과 함께 복권까지 이뤄져 경영일선 복귀가 가능해진 최태원 회장에게는 ‘경제살리기에 앞장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

SK그룹은 “정부와 국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국민들의 바람인 국가발전과 경제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며,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30여명의 계열사 대표이사·임원들은 회동을 갖고 정부의 사면 복권에 따른 대책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향후 그룹 경영공백의 조기 해소와 고용·투자 등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등기이사 직위 회복…9월 초 하이닉스 M14공장 준공식 참석할 듯

최 회장은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뒤 같은 해 3월 SK㈜와 SK이노베이션, SK C&C, SK하이닉스 등 4개 회사의 등기이사직을 내려 놓았다.

하지만 이번에 사면복권돼 등기이사 직위를 회복할것으로 보인다.

14일 0시 의정부교도소 에서 출소한 최 회장은 먼저 건강을 추스린 뒤 26일 최종현 선대 회장의 17주기 제사에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에 짓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M14 반도체 생산공장 준공식에 참여하는 것으로 첫 공식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의 M14 생산라인에는 2021년까지 총 15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M14가 완공되면 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린룸 2만평에서 월 18만장의 세계 최대규모 웨이퍼를 생산하게 된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아마 최태원 회장님의 첫 행보는 9월 초 이천 M14 공장 준공식이 될 것 같다”면서 “그 자리에서 고용과 투자 등 경제살리기에 대한 추가 계획이 일부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멈췄던 글로벌 M&A, 그룹 ICT 계열사 조정도 속도전

2년 7개월의 회장 공백 기간 중 SK그룹은 정유화학과 ICT 업종에서 최악의 실적과 성장 정체를 경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해 34년 만의 적자를 기록해 주주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SK텔레콤 역시 가입자 포화 시장에서 요금인하 압박에 시달리면서 사물인터넷(IoT)과 플랫폼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SK그룹은 글로벌 M&A에 나섰지만 잇따라 고배를 마셨으며 국내에서도 KT렌터카 인수와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멈췄던 글로벌 신사업이 제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계열사 한 임원은 “회장님이 건강을 회복하신 다음에는 셰일가스 공세에 대응할 정유화학 분야의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심점이 있으니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ICT 계열사 교통정리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SK컴즈 등 ICT 기업들 사이에는 업무 중복이나 비효율성이 일부 있는데 이런 부분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장님께서 상당한 구상을 하셨을 것 같아 긴장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주가 강세 마감

사면 소식에 SK그룹주는 이날 강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일 대비 6.57% 오른 9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 C&C(034730)(SK㈜) 주가는 전날 대비 2.14% 오른 31만500원을 기록했으며 SK네트웍스(001740)도 1.41% 상승한 7190원을 기록했다. SK케미칼(006120)은 6만6800원(+2.93%), SK하이닉스(000660) 3만6900원(+3.07%), SK증권(001510) 1300원(+1.96%)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017670)만 전일보다 1.38% 하락한 24만9500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 사면에서 최재원(52) 수석 부회장은 빠졌다. 최 회장 형제는 SK 계열사 돈으로 펀드(베넥스인베스트먼트)를 만들면서 이 중 450억 원을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시켜 선물투자옵션관리인이었던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불법송금(횡령)한 죄목으로 복역해 왔다. 당시 회장 형제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나는 심부름꾼에 불과했다’는 김준홍 전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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