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6개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한 13일, 인수위 안팎의 최대 화제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였다. 부처 개각과 인사청문회 때마다 그다지 주목을 받지 않는 편인 국방부 장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였다.
이유는 ‘휴대전화 고리’였다. 김 내정자의 휴대전화 고리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만 64세인 김 내정자가 휴대전화 악세서리를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박근혜 당선인의 부모 사진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만 했다. 김 내정자는 이에 대해 ‘평소 두 분을 존경해서’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도 갑론을박이었다. ‘과잉 충성’이라는 의견과 ‘개인 자유’라는 의견으로 분분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김 내정자의 이름을 치면 자동으로 휴대전화 고리가 연관검색어로 등장하고 있다.
김 내정자에 대한 뜻하지 않은 관심에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4일 따로 논평을 내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개인적으로 누굴 존경하고 누구에게 열광하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라며 “군 장성이 핸드폰 줄에 좋아하는 사람의 사진을 넣고 다니는 모습이 뜻밖이기도 하고 앙증맞기도 하다”고 비꼬았다.
공교롭게도 김 내정자는 휴대전화 고리 이외에 아들의 편법증여 의혹이 불거지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국방부 장관 후보자들은 도덕성이나 사생활 검증에서 크게 문제삼을 부분이 없었다. 2009년 임명된 김태영 전 국방장관의 경우 그 흔한 위장전입 의혹 하나 발견되지 않았다. 덕분에 그의 청문회는 박 당선인이 강조하는 ‘정책형 청문회’로 진행된 바 있다. 그동안 ‘무풍지대’였던 국방부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이번 김 내정자로 인해 갑자기 뜨거워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