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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제를 맡은 이유석 교수는 “성수동 상권의 급속한 성장으로 경제적 가치와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며 “성수동에 사옥과 다수의 매장을 보유한 무신사의 기여와 책임에 대한 논의도 점화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무신사가 젠트리파이어보다는 앵커 테넌트 속성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성수동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무신사가 들어서기 전인 2014년부터 제기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교수는 “2005년 서울숲 개장 후 2012년 서울숲역 개통 이후 고급 아파트 단지 개발이 영향을 미쳤다. 무신사의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권의 흥망성쇠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수 상권 활성화로 부동산 가치는 높아졌지만 무신사가 들어선 2022년 이후로는 오히려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무신사의 성수동 진출은 2022년부터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성수동 일대의 일평균 유동인구는 2020년 약 4만 5000명에서 올해는 약 6만 6000명으로 47% 증가했다. 또 성수동 일대의 카드 매출액은 2014년 637억원에서 2024년 2384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무신사 사옥과 점포 배후지인 성수동2가3동이 2022년을 기점으로 소비 규모가 대폭 상승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성수동의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 중인 만큼, 무신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신사는 성수동 상권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앵커 테넌트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발제를 맡은 장명균 호서대 교수는 무신사의 상생협력 방향에 대해 4가지를 제시했다. △플랫폼과 브랜드·셀러 상생형 △플랫폼과 사회 규제 환경 상생형 △오프라인 쇼케이스·테스트베드 상생형 △지역상권·지자체·주민 상생형 등이다. 지역상인·지자체·주민 들을 위한 상생협력 방식으로는 성수수제화·로컬 브랜드와 컬래버 상품·팝업, 로컬 스토어맵을 제작하고, 임대료·영업시간·환경·관광동선 등 상권 관리 협력하는 등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시간에는 성수동 상권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무신사의 앵커 테넌트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유원상 고려대 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상권에서 물러난 소상공인과 자연스럽게 도태된 대상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정부가 지역상생 협의체와 같은 공동 거버넌스를 적극 주도해야 한다. 공공 정책의 방향도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환 건국대 교수는 “지역상권의 쇠퇴 근본 원인은 대형 프랜차이즈나 플랫폼 등이라기보다는 임대료 상승이 발생하고 지역 소상공인들이 퇴출되는 구조적 메커니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권에 대형 브랜드 유입을 막는다고 해도 이미 높아진 임대료 문제를 막진 못할 것”이라며 “대형 브랜드의 긍정적인 측면을 지역 정체성 유지에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고 접근 가능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는 “성수동에 여러 팝업스토어들이 열리고 있지만, 무신사는 본사를 두고 꾸준히 성수에 매장을 열면서 앵커 테넌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향후 무신사가 얼마나 이 상권을 지속적으로 잘 이끌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무신사처럼 자본력 있는 기업이 투자할 때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성호 서울대 교수는 “지역의 정체성과 매력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냉정하게 보면 고객이 원하는 걸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성수동이 가진 입지와 특성을 고려해볼 때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하는 것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