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선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전임교수는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를 통해 배우는 존재”라며 “무엇을 보고 어떤 문화를 겪었느냐에 따라 진화의 형태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뉴럴 커플링(neural coupling) 이론으로 설명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대화를 할 때 말을 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뇌가 서로 싱크되는 뉴럴 커플링이 발생한다. 그렇게 상대의 경험이나 생각이 공유되고 듣는 이가 이를 학습한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경험이 또 다른 사람에게 흡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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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상대의 상황을 예측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애쓰기 때문에 뇌가 특별하다는 거다. 어떤 기계도, 인공지능도 질투하지 않는다”며 “근데 인간은 내 아이, 사랑하는 사람, 친구들을 생각하는 데 대부분의 뇌를 사용한다. 그래서 우리가 누구와 공감 소통하느냐가 특별한 존재가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도 결국 경험에 지배받는다고 했다. 실제 하버드 의대 다니엘 교수 연구 결과, 우리가 경험한 과거 떠올릴 때와 새로운 미래 상상할 때 사용하는 뇌 영역이 거의 똑같다는 결과를 보였다. 내가 상상한 미래는 나의 과거에 의해 만들어지고 학습 경험한 것들이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는 “인류 진화 역사와 발전은 한 명의 똑똑한 뇌가 발전된 게 아니다. 바로 ‘연결’ 시스템을 만들면서 놀라운 진화를 이뤘다”라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에서도 다양한 집단이 있는 곳일수록 뇌가 더 잘 발달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장 교수는 “뇌 실험 방식으로 한 그룹에는 한민족만 배치하고 다른 그룹에는 다양한 젠더를 몰아넣고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뇌가 얼마나 변화했나 살펴봤다”며 “실험 결과 똑똑한 팀들이 달랐던 딱 하나의 요인은 바로 젠더의 다양성이었다. 결국 남녀노소 모든 다름이 많아질수록, 다양성 높아질수록 뇌의 능력이 더 잘 발휘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세계에서 국가 간 전쟁이 늘어난 이유도 이런 ‘뇌의 특징’과 다른 방식으로 세계가 발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우리를 연결했고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는 더 위기에 처했다. 보던 사람만 보고 보던 것만 보게 되며 다름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서 인류 전체가 후퇴한 것”이라며 “자신과 비슷한 것만 보려는 알고리즘이 이를 만든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공지능 시대 모두 골방에 갇혀 비대해진 에고로 혼자 있게 되면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올 수 있다”며 “어떤 길로 가게 될지는 기술이 어떻게 인간 문화를 바꿀지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