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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매파 본능에 `반신반의`…시장금리 되레 내려갔다

이윤화 기자I 2021.08.26 17:20:40

한은 8월 금통위서 15개월만 금리 인상 단행
현물 금리 내리고, 선물가 오르는 반대 현상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정기회의에서 2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채권시장 반응은 오히려 예상보다 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에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단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현물 금리가 급락하고, 국채선물 가격은 오히려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 금통위 결과 주상영 위원 동결 소수의견 1명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지긴 했지만, 이주열 총재의 ‘점진적 인상’, ‘잠재성장률 하향’ 등에 집중하면서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는 평가다.

국채 현물 금리는 금통위 인상 결정 발표 이전 상승하다가 오히려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이후 하락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국고채 현물 금리는 지표물인 3년물 금리가 전일 대비 0.037%포인트(1bp=0.01%포인트) 가까이 내렸고, 10년물 금리는 0.008%포인트 하락 마감했다. 반대로 호가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국채 현물 금리보다 시장 상황에 더욱 민감한 변동성을 보이는 국채선물 가격은 상승 마감했다. 3년 국채선물 가격은 9틱 오른 110.44, 10년 선물은 2틱 오른 127.82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2일간 국채 현물 가격 변동 추이.


채권시장 연구원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한 차례 인상하긴 했으나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10월이나 11월로 특정하기 어렵고 코로나19 상황이 잠재성장률을 2.0%까지 낮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결정 자체는 ‘인상’ 되었으나, 총재의 기자간담회 내용은 예상대비 상당히 ‘완화적’이었다”면서 “한은 총재가 ‘기조적 인상’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현 수준 유지(동결) or 인상’을 반반 열어두고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로 유지한 만큼 경기 하방 리스크가 크진 않아 이번 금통위 결과가 재평가될 수는 있으나 당초 시장 기대치보다 덜 매파적이어서 8월 이후 10월 연속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11월에 올린 뒤 이 총재 임기 내 두 차례 인상에 그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최근 2~3일 동안 3년물과 10년물 현물 금리가 최대 8bp 이상 오르면서 많이 튀었는데 기자회견 결과가 기대보다 더 완화적으로 해석돼 되돌림이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반대로 한은이 금융 안정에 역점을 둔 만큼 10월 연속 인상을 하는 것이 정책 효용성 측면에서 더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 가격 등 금융불균형 완화 의지를 보여줬는데도 향후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오늘은 채권금리가 하락했다”면서도 “9월 이후 백신 접종률 확대나 거시건전성 규제와 함께 기준금리 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하면 10월이나 11월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엇갈린 분석이나 내년 3월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총재의 임기 내 금리 인상은 최대 두 번으로 그칠 것이란 분석이 대다수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총재가 ‘시작’, ‘첫 발’ 등의 단어를 언급한 만큼 추가 인상 여지는 남겼으나 `점진적`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린다”면서 “추가 인상 시점을 내년 1월로 미뤄질 것이며 임기 내 세 차례 인상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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