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22일 자정 기준 중국 정부가 밝힌 확진자는 440명이었다. 이날 오후 기준 571명으로 하루 만에 131명 늘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새로운 검사법이 도입되면서 확진환자가 느는 측면이 있다”면서 “환자 대부분이 우한시에 집중된 만큼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하고 있어 추가환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한시 인구는 1900만명이다. 초기 방역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사람이 감염됐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에 중국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우한시를 오가는 모든 대중교통 시설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다른 지역으로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대형 병원 내 감염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국내에서도 특정 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환자와 의료진 감염으로 이어져 바이러스가 기하급수적으로 퍼져 나간 바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 초기증상이 일반 감기와 구분되지 않아 현지 의료진이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대형병원의 경우 밀폐공간에 면역이 취약한 환자가 많아 감염력 전파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막고자 주요 병원 응급센터 앞에서 여행 이력을 미리 알리도록 안내하고 있다. 우한시 등 여행 이력이 있는 사람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다른 환자를 만나기 전에 미리 의료진에게 관련 사실을 알려 환자 간 전파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어제 응급의료기관 관계자들과 감염관리에 관해 협의했고 오늘도 약사회, 간호사협회 등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의료기관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소속 역학조사관 1명을 중국 베이징 현지 공관에 파견했다. 교민 보호 활동과 함께 신속히 현지 상황도 파악하기 위해서다. 정은경 본부장은 “베이징에 있는 한국대사관으로 파견해 그 곳을 거점으로 활동할 예정”이라며 “필요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